향교서원 문화재활용사업 인문학 강좌 대장정 출발

마을공동체탱자성협동조합(이사장 오석성) 주관 해미향교 생생문화재 “온고지신(溫故知新)-고전에서 길을 찾다” 강좌. 한서대 안외순 교수가 첫 강의를 열었다.
마을공동체탱자성협동조합(이사장 오석성) 주관 해미향교 생생문화재 “온고지신(溫故知新)-고전에서 길을 찾다” 강좌. 한서대 안외순 교수가 첫 강의를 열었다.

마을공동체탱자성협동조합(이사장 오석성) 주관 향교서원문화재활용사업 온고지신(溫故知新)-고전에서 길을 찾다강좌가 3일 해미향교 행림교육관에서 안외순 한서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의 첫 강의로 문을 열었다.

이번 고전 인문학 강좌는 이날 안 교수의 논어와 호혜적 공감 가치에 이어 517일 성균관대 윤비 교수의 군주론과 개혁의 딜레마(마키아벨리), 67일 동국대 노채숙 교수의 『법화경과 홍익인간, 621일 경희사이버대 장문강 교수의 성서와 아가페적 사랑, 75일 고려대 신창호 교수의 대학과 유교의 최고지도자론(유교), 719일 청운대 김경수 교수의 난중일기와 이순신의 리더쉽, 96일 서울대 이숙인 교수의 열녀전과 동양 여성, 920일 한서대 안외순 교수의 동호문답과 조선의 정치개혁론(성호 이이), 104일 한서대 유진월 교수의 <이상적 부인>외 한국 근대 페미니즘의 기원(나혜석), 1018일 성균관대 이국배 교수의 자유론과 자유민주주의()10월까지 이어진다.

 

해미향교 전경
해미향교 전경

 

고전 인문학? 강의 안내서를 받고 다소 따분할 것 같은 선입견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첫 강의부터 여지없이 깨졌다. 극히 개인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지켜야 할 도덕에 대한 가르침 정도로 알고 있었던 논어의 첫 문장부터 충격이다.

(정치인이)배우고 때에(수시로) 맞게 익힌다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동지)이 먼 곳에서 찾아온다면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니, 또한 군자(통치자)가 아니겠는가?- 논어 학이(學而)

첫 강의에 나선 안 교수는 공자 시대에 군자라는 것은 통치자, 곧 정치인 또는 관리를 의미한다고 선두를 꺼냈다.

 

안외순 한서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안외순 한서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안 교수는 서구열강의 식민통치 영향으로 유교적 통치체계가 서구 민주주의의 대척 지점에 놓이면서 유교가 지향하는 정치는 비근대적인 것으로 간주됐다이런 과정에서 현실정치 체계였던 유교는 이상적인 윤리의 지위로 강등됐고 결국 유교는 윤리학이나 도덕, 철학 쯤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고 말하고 유교정치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시유교의 가치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논어는 정치는 공권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 유교정치학이다라며 학이(學而)편 문장에 정치인(통치자)을 주어로 십입하면 그 뜻을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하기를 법제도()로 하고 질서잡기를 형벌로 하면 백성들은 (그것들을) 면하기는 하더라도 부끄러워할 줄을 모른다. 인도하기를 덕()으로 하고, 질서잡기를 예()로 하면 (백성들은) 부끄러워할 줄도 알고, 나아가 지극히 선한 경지에 이르게 된다.”

이 문장은 공권력의 사용에 대한 가르침이다. 안 교수는 작금의 검찰공화국에 대한 국민의 우려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치인의 자세에 대해 ()와 귀()는 사람들이 모두 원하는 바이지만 정당하게 획득한 것이 아니면 누리지 않는다. ()과 천()은 사람들이 모두 싫어하는 바이지만 정당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더라도 억지로 버릴 수는 없다.(억지로 벗어나려 한다면 그것은 범법행위까지 저지를 수 있는 무리가 따르게 되기 때문)”이라며 경고했다.

안 교수는 마지막으로 천명(天命)을 모르면 군자가 될 수 없다. (, 상황에 딱 맞게 행동하는 방법)를 모르면 뜻을 세울 수 없다. ()을 알아듣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고 인용하며 “‘사람이 산다는 문제는 궁극적으로 다시 사람을 알고, 그와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논어는 다른 사람을 어떻게 알아야 할지(知人),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仁人)에 대한 말씀이라고 정리했다.

 

인문학 강좌를 마치고 기념촬영
인문학 강좌를 마치고 기념촬영

 

한편, 강의에 참가한 시민들은 고전을 통해 현대의 정치를 돌아볼 수 있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조금이나마 지나온 길에 대한 고찰과 현재의 정치 문제에 대한 분석, 바른 정치인의 자세 등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준 안 교수와 탱자성협동조합 측에 감사함을 전했다.

저작권자 © 내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