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체면을 아는데
                  김 풍배
 
십 년도 넘게 키우던 애완견 잃고
마음 달랠 길 없어
남의 집 뒷마당에 매어놓은 하얀 늙은 개
그리움 넘쳐나면 이따금 찾아가
부스러기 정을 놓고 온다
 
내 마음 알고 있을까?
언제나 정답다
 
애완견 먹다 남긴 과자
밥그릇에 담아주니
냄새 한 번 맡고
욕심 없는 듯
앞에 바짝 다가와 고개 쳐들고 앉는다
입맛이 맞지 않은지...
 
오다가 돌아보니
밥그릇에 코 들이박고
정신없이 먹는다
 
담배집 가게 마루에서
막내보다 더 어린 놈
한 대 꼬나물고 고개 조차 돌리지 않는다
세상에...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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