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사람들이 정신과 의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흔한 생각 중 하나가 '정신과 의사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이다'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정신과에서는  '말을 잘하는 능력' 보다는 '말을 잘 들어 주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이렇게 남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는 것 하나만으로도 큰 치료 효과가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환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무시하지 않고 열심히 들어주는 정신과 의사로부터 위로를 받습니다. 처음엔 혼자서 자신의 괴로운 점, 삶에 대한 불만 등을 열심히 얘기하지만 점점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결국엔 자신의 문제를 돌아볼 여유를 갖기 시작합니다. 비로소 진정한 치료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각자의 고유한 것들이 모여서 각자의 마음을 이룹니다. 이런 마음들은 말로써 표현됩니다. 사람들은 말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말을 통해서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대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 대해 쉽게 크고 작은 갈등이 생깁니다. 남들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 못해준다는 생각에 아예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 주위를 돌아보십시오. 남편 혹은 아내, 아이들과 그밖의 가족들, 그리고 친구, 동료들에게 관심을 가지십시오. 그들 하나 하나에게 시간을 할애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십시오.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수록 그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더 쉽게 용서하게 되고 더 잘 대해주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상대방도 점점 여러분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박경신  (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순천향의대 외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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