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조절장애

카드 결제일만 다가오면 왠지 모를 불안감과 답답함에 시달려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 나고 있다 .이른바 ‘지름신’의 부름을 받아 충동 구매 했던 사람들이 카드 대금만 생각하면 대책이 안 서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런 경우를 가리키는 말로 ‘신용카드 마감일 증후군’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증세가 심한 경우엔 우울증상을 보이거나 자살 충동으로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그동안 쇼핑중독이나 무절제한 신용카드 사용은 단순한 과소비 정도로만 인식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정신의학계에선, 카드 대금 결제 시점에 지나치게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를 일종의 정신질환으로까지 해석하고 있다. 즉, 도박중독과 같은 ‘충동조절장애’라는 얘기다.

 

카드로 물건을 구매하면서 흥분을 느끼고 이때 체내에서 도파민 같은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합리적인 판단과 소비를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불안장애나 우울증을 수반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낮은 자존감 이라든지 허무감, 덧없음을 해결 하려고 물건을 사는 행동을 하는데 행동의 결과가 더욱 더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 뜰이고 이런 사람들은 소비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니까 결국 카드대금만 커지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다. 때문에 근원적인 정신과적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를 하거나 적절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따라서 개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신용에 문제가 생겨 가정파탄이나 사회적 병폐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사람들은 카드 개수를 줄여야 한다. ’카드사마다 부가서비스도 다르고 혜택도 다르니까 여러 장 가지고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건 큰 잘못이다. 오히려 카드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소유하고 있는 경우, 당장 현금이 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동구매에 빠지기 쉽다. 때문에 미리 지출계획을 세우고 카드소비가 자신의 수입을 초과하지 않는지 등을 점검해보는 습관을 들여야만 한다. 통제가 의지대로 잘 안 되는 경우에는 차라리 카드를 안 쓰는 게 좋고 조절을 못하는 경우에는 카드를 없애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박경신(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순천향 의대 외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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