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받는 것은 축하 할 일이다.  특히 나처럼 상과 거리가 먼 사람에게 남들이 상을 받는 이야기는 부러울 뿐이다. 2008년 1월 28일 노무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했다. 정부는 이 날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고 국정 정보처에서 밝혔다. 5년간 대통령으로 영부인으로 열심히 일한 노고의 표시 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상은 받고 싶지 않다. 부럽지도 않다. 훈장보다는  국민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받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몇 년 전에  내게 상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는 정중하게 사양 하였다. 내가 상을 받을 만큼 좋은 일을  하지 못하고 그냥 돌려가며 나누어 먹기 식  상이라면 더욱 받고 싶지 않았다. 상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을 했을 때  상을 받아야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의미 있을 것이다.


 나는 정말 받고 싶은 상이 있다.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가 주는 상을 받고 싶다. 설날 양말 몇 개 갖고 와서 수줍게 내 놓으면 감사 했다는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선물은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상이다. 가끔 밤 한 봉지. 찐 고구마, 이런 선물들이 비싼 선물보다 더 마음에 와 닫는다. 사실 잘 해준 것도 없는데  그분들이 보내는 감사는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한다. 나는 이런 상을 받고 싶다. 아니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환자나 그 보호자에게 존경과 감사라는   상을  받고 싶다.

박경신  (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순천향의대 외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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