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 양육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부모의 담뱃값과 교통비까지 아끼는 한이 있더라도 자녀에게 쓰는 돈은 줄이지 않는다.

부모들은 아이 옷부터 학용품까지 비싼 것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이웃의 자녀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또 쓸데없이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일도 흔하다.

평생 학습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져렴하게 가르켜 주는 것을 유명 학원에서 비싸게 가르친다. 이는 자녀를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의 만족감을 위해 돈을 쓰는 것에 불과하다. 과연 이런 식으로 자녀에게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아이들은 물건을 사달라고 조를 때 “내 친구들은 모두 ××가 있는데 나만 없다”고 조른다. “필요하지도 않은데 친구들이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사달라고 한다면 사주지 않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서라도 아이들은 소비 습관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아이가 기죽을까 염려하는 부모라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럴 땐 아이와 마주앉아 ‘이 물건을 꼭 사야 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고,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든가, 공부나 집안일을 잘했을 때 상으로 사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스스로 돈을 아끼게 하는 방법이 제일 좋다 미리 용돈을 주고, 그 한도 내에서 지출을 하도록 습관을 들인다. 합리적 소비를 가르치는 것이 경제 교육이다.

전에는 아이들에게 집안 사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 마음에 괜한 부담만 주고, 학업에도 지장을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겐 부모가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쓰고 있는지 알게 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스스로 절약하도록 만드는 비결이다. “우리 집 한 달 살림이 이만큼인데, 게임기를 사려면 다른 씀씀이를 줄여야 하고, 정말 필요한 데 쓰지 못하게 된다”고 알게 해야 한다. 또 매월 학원비, 식비, 신용카드 대금 등을 결제하는 것을 보여주어 가정 경제사정을 알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식은 넘치게 사랑하고 부족하게 키우는 게 좋다.

 

박경신  (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순천향의대 외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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