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파도

              /김 풍배

 

이게 웬 날벼락이냐?

 

평화롭던 파란 바다에

뭉클뭉클 검은 재앙이

파도치며 밀려온다

 

꿈결같던 아름다운

해안 국립공원을

검은 점액으로 흉물스럽게 뒤덥고

살아 숨쉬는 온갖 생물을

죽음의 사자가 야금야금 삼켜버린다

 

어이 살란 말이냐?

어민들 눈에도

가슴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시커먼 기름 덩어리

끈적거리는 기름 덩어리

눈을 떠도 검은 기름

눈을 감아도 검은 기름


무슨 죄가 있는가?

그저 바다만 바라보며

순하게 살아온 죄 밖에 더 있는가?

 

신이시여! 도우소서!

이 재앙 이겨낼 힘을 주소서!

하늘마저 혀를 찰

인간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소서!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봉사자들의

뜨거운 정과 사랑으로

목을 죄는 검은 악마의

손아귀를 벗어나게 하소서!

 

이 땅에 두 번 다시

이런 재앙 오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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