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百義塚

               /김 풍배

 

여기

태어 날 때는 순서있게 났으나

제사날은 한 날인

칠백 명의 의로운 넋이 묻혀있네

 

어찌 구차한 삶을 구 할 수 있으랴

의병을 일으켜 맨주먹으로 향리에서 일어나

왜적을 무찌르다 장렬히 전사하신 조 헌 선생

 

의를 위해 죽을 뿐이다

왜군에게 유린당하는 조국을 구하려

목탁대신 장창을 휘두르다 전사하신 영규 대사

 

내 고장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

삽과 곡괭이 낫을 들고 싸우다 전사하신

관군도 아닌 이름도 모를 한낱 민초들

 

주말 도로는 주차장이 되고

단풍보다 더 울긋불긋하게

온 산을 가득 메운 사람들사람들

 

여기 계신 거룩한 죽음으로 바꾼

떵떵거리며 살고있는 후손들의 호강

 

아! 의로운 칠백의사여!

애국이 무엇인지 보여주신 님들 이여!

죽음에도 분명 격이 있음이라

죽어서 영원히 사시는 칠백의사여!

 

향을 사르며 고개숙여 묵념하면서

후손들 삶이 부끄럽지 않은가

의로운 죽음앞에 숙연해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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