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정신과 의사인 내게 관심을 끈 사건이 있었다 . 술집에서 맞고 들어온 대학생 아들을 대신해 보복 폭행을 하다 구속된 재벌 총수 이야기다. 이 사건에 대해 법무부 장관은  "부정(父情)은 기특하다,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마저 피력했다. 정신과 의사인 내가 생각 하기에는 이건 과잉 보호이다. 법적으로 만 20세가 되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성인이 된다..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몸은 성인인데,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는 미성년 상태인 불완전한 성인이 많이 있다.  부모에 의지해서 살아가려는 다 큰 자녀와 자식을 계속 품안에 두고픈 부모가 문제이다..


성인은 경제적 독립을 전제로 하는데  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책임한 태도'다. 자신의 일도 나 몰라라 하며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부모의  도움과 보호만 받을 생각뿐이다. 이 상태가 심해지면 영원한 어린이로 남고픈 '피터팬 신드롬', 부모 품에서 끝까지 안주하려는 '캥거루족'이 된다.,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가면서 때로는 상처를 입기도 하고 좌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자기 나름의 철학과 문제해결 능력을 배우게 되는데, 보호만 받고 자란 아이는 결코 좌절과 패배를 극복하고 일어서는 용기를 갖추지 못하게 된다.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부모는 어릴 때부터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아이가 정말로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과보호로 모든 문제를 부모가 해결해 줄 것이 아니라 적당한 스트레스와 함께 실패를 맛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실패의 경험이야말로 아이에게는 아주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그래야 성인이 되면 자기 인생을 살 수 있다. 아들아! 성인이 되면 네 인생은 네가 살아라


박경신  (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순천향의대 외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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