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당신이 있어 행복 했습니다.

 

김연아의 연기를 보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새었다, 러시아의 텃세로 김연아의 금메달 전선에 먹구름이 끼지 않을까 예상은 되었지만 그 모든 것을 떠나서 지난 수년간 꾸준히 한길을 향해 달려온 진정한 챔피언의 마지막 무대가 그녀가 바랐듯이 좋은 연기와 함께 만족할만한 결과로 마무리되기를 바랐다

 

전날 실수로 인해 쇼트를 망쳤던 영원한 경쟁자 아사다 마오. 그녀도 김연아와 마찬가지로 선수로서의 마지막 무대를 최선을 다해 마무리 하더라 부담감이 사라진 무대라 그런지 평소의 불안하던 아사다 마오를 뛰어넘어 그녀의 선수생활을 통틀어 최고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여서 가슴 한구석이 짠했었다. 메달은 따지 못했어도 훌륭한 선수다

 

마음을 비운 마오와는 달리 김연아의 무대는 기다리는 동안에도 가시밭길처럼 험난했으나 역시 의연하게 마음을 다잡으면서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며 그녀의 목표는 국민들의 그것과는 다른 더 높은 곳에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먼저 경기를 치른 러시아 선수의 홈 어드밴티지로 인한 과다한 점수 이후 김연아의 금메달 수상이 힘들어 졌음을 예상할 수 있었고 무대를 앞둔 그녀의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 할 것이기에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겠다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아는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들만큼의 편파적인 중압감을 이겨내고 끝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며 좋은 연기를 끝마쳤다. 마치 경기의 승패는 인간들이 결정하는 거지만 내가 힘들게 달려온 나의 선수 인생의 마침표는 나 스스로 결정하고 내가 만족하는 경기라면 그걸로 된 것이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주듯 담담하게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 하였다.

 

김연아 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애처로움과 뿌듯함이 교차하면서 분함을 삭히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마지막을 최선을 다해 즐기는 김연아의 모습을 보면서 진짜 강한 정신력을 가진 한국 역사상 최고의 스포츠 선수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승부를 떠나 진정 위대한 선수의 모습 이었다. 그동안 고생했다 . 그동안 감사했다 .

 

김연아.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박경신 (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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