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몇 발자국 뒤에 서서
김풍배
오랜 세월 물같이 흘러도 간절함이
이렇게 변치 않는 것은
그대 몇 발자국 뒤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흰 구름처럼 무시로 변하는 마음도
이렇게 변치 않는 것은
그대 몇 발자국 뒤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 사이는 공 같아서
때로는 잘못 굴러 멀리가고
멀어져 다시 굴리다가 부딪히면
부딪힌 만큼 아파서 더 멀어지지요
힘겨워 쓰러질 땐
달려가 안아줄 수 있는 것도
기뻐서 웃을 땐
달려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것도
그대 몇 발자국 뒤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한 번쯤 돌아보아주어도
깜짝깜짝 놀라는 기쁨
당신의 뒷모습만 보아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