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의료원장 선임에 붙여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지방의료원들이 자구노력을 기울여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서산의료원도 내외적인 변화를 거듭해 11억원 규모의 흑자 경영을 기록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은 진료수익보다 영안실 등 부대수익을 늘려 이룩한 흑자이다. 진료과장의 진료범위 축소 등으로 인건비는 절약할 수 있지만 진료수익은 그 이상 줄었고 이를 만회하기위해 부대사업에 시설을 늘리거나 인력을 투자하여 수익을 창출한 결과이다. 이는 의료원의 기본목적인 지역주민의 의료사업수행이라는 설립 목적에 반하며 앞으로 갈수록 진료기능은 줄어들고 부대사업을 늘려서 겉으로는 경영흑자로 보이지만 진료의 질은 점점 낙후될 것이다.


서산은 지역주민의 인구 분포 상 소아 연령의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서산의료원은 지역 내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출산을 위한 분만실조차 운영되지 않고, 신생아를 위한 신생아실이나, 인큐베이터 하나 없는 실정에서 긴급을 요하는 산모와 신생아들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또한 2차병원급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술영역을 장비 및 인원 등의 이유로 다른 지역으로 전원 하는 경우가 많다. 응급 시 필요� 혈액은행도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는 하루빨리 해결하여야 한다. 서산의료원이 그 일을 하여야 한다. 지역 1차 의료기관에서 수술, 분만, 인공 신장실 운영 시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는 지역의료기관 및 주민에게 커다란 불안의 요소로 작용한다. 돈이 안된다고 필수적인 의료 영역을 포기하는 것은 공공 의료의 포기이며 의료 안전망으로서 역할도 포기하는 것이다.

또한 수익을 우선으로 하다 보니 지역 민간의료 기관과 보완적 관계가 아닌 경쟁적 관계가 되고 지역의료 기관과 교류가 없는 나만의 의료원이 되고 있다. 지역 의료기관과 협력적인 관계를 모색하여야 하나 현실은 경쟁관계이다. 이는 의료원이 2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못하고 1차 의료기관과 진료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2차 의료기관으로 의료원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이를 개선하려면 많은 노력과 고통이 뒤따를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지역주민을 위해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우선 지역 의료기관과의 교류를 시작으로 점차 개선하여야 한다. 진료수준의 향상을 위한 종합적인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서산의료원은 의료수준의 질적 향상을 통해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쌓아할 것이다. 자본주의 경영과 흑자만 생각한다면 공공병원으로 의미가 없다 . 민간 의료기관에서 제공 할 수 없는 또는 제공하기 어려운 부분을 공공 의료 기관인 의료원에서 해야 한다. 서산 시민들은 서산의료원과 서산중앙 병원과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서산의료원 원장이 임기를 끊나 새로운 적임자를 찾아 임용하려 하고 있다. 현실을 잘 아는 의료의 전문가가 원장이 되어 어려운 서민이나 소외된 계층을 위한 공공 의료 서비스 강화되어 공공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서산의료원이 거듭 태어나기를 기대를 해 본다

박경신 (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순천향의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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