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거리

          김풍배

 

껌처럼

바싹 붙어살고 싶었습니다

할 말 못 할말

툭툭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내게서 그의 싹이 날 무렵

그에게도 나의 싹이 틀 무렵

 

툭 던져진 그의 말에

내 싹이 부러졌습니다

나도 화가 나서

그의 싹을 싹둑 잘라버렸습니다

 

너무 가까우면

가시에 찔린다는 고슴도치 말

 

사람과 사람사이도

차처럼

안전거리 확보가 필요하다는 걸

가시에 찔린 후에야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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