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의 눈물

                김풍배

 

전 국민을

행복의 도가니에 넣었던

벤쿠버 동계 올림픽

거긴 미끈거리는 인생살이의

엑기스를 담아 놓은 설원, 빙판이다

 

찰라가 운명을 바꾸고

흘리는 눈물조차도

세상살이만큼 다양하다

 

온 세계인의 요정 피겨의 여왕 김연아 선수

천근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흘리는

안도의 눈물, 보람의 눈물, 행복한 눈물

 

필살의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고도

영원한 이인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아사다 마오의 통한의 눈물

 

일등을 하고 웃다가 실격판정에 울어버린

삼천 미터 계주 쇼트트랙

여자 선수들의 억울한 눈물

 

코치의 실수로

다 잡았던 필생의 꿈을 날려버린

만 미터 빙속 크라머의 분통의 눈물

 

누구와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도전해야하는

이규혁 선수의 시 같은 슬픈 눈물

 

세상도 얼음판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는 날

어떤 메달의 색깔을 들고

어떤 눈물을 흘리며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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