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가치2

           김풍배

 

모진 바람 맞으며 서 있는 벼랑 끝 한 그루 소나무도

절벽에 위태하게 서 있는 바위 덩어리 하나도

존재 의미가 부여 된다면

나 세상에 태어나 여기에 있는 것도

어떤 의미가 있을게다

 

봄을 휘어잡아  오월을 독차지 하는 장미꽃이나

청상과부의 절개인양 찬 서리 속에 피는 국화꽃 같이

나 여기에 조촐하게 피어 있는 것도

그 어떤 가치가 있을게다

 

꽃 속에 핀 또 다른 꽃을 들여다보듯

내안의 나를 들여다본다

 

원석은 장인이 다듬어 보석을 만들고

사람은 스스로 다듬어 보석이 되지

허망하게 지나온 세월에

목에 뭐가 걸린 것처럼 밭은 기침이 자꾸 난다

 

그러나 어찌 모든 생이 다

장미 같으랴

국화 같으랴

벼랑위 나무처럼

절벽에 걸린 바위처럼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찾자

 

왜냐고

묻지도  말고 대답하지도 말자

존재한다는 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의무일 뿐이다

저작권자 © 내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