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

             /김풍배

 

거들 떠 보지 않는다

흘려도 줍지 않는다

아이들도 싫어하고

거지에게 주었다간

진한 욕만 바가지로 먹는다

 

잘못 살아 부끄런 일 없고

남에게 해코지 한번 해 본적도 없는데

무녀리로 태어나

천대 받는 루저가 되었지만

어쩌란 말이냐?

애초부터 종자 작아 그렇고

험한 세상 짐 어깨 눌러 크지 못한 게

어찌 그게 네 죄란 말이냐?

 

억, 억대다가 억하고 죽을....

겉만 번지르르 하면 되는 줄 아나

 

보일 듯 말 듯 하얀 네 동생처럼

너 또한 그리 될지 모르지만

그러나 낙심 할 건 없다

굳건히 네 자리 지키고 있으면

언젠가 반드시

지금의 몸값보다

열배 백배 비싸 질 때가 올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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