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3)

            /김풍배

 

찬란한 고고함이여!

눈부신 깨끗함이여!

사나움에 비굴하지 않고

운명에 굴종하지 않는 삶에서

피어난 꽃이여! 향기여!

 

무서워서  아니고

엄해서는 더더구나  아니건만

함부로 범접 할 수 없다

성자처럼 잔잔한  미소속에 위엄이 서려있구나!

 

착하지 않은 꽃 어디 있고

사랑 아닌 꽃 어디 있으랴만

진흙 밭에 연꽃도, 가시밭에 백합꽃도

그 아니 귀하랴만

소박한 너의 모습에 반했고

담백한 너의 향기에 취하였다

 

긴긴 여름 폭염 폭풍우  이겨내고

비우고 게워낸 텅 빈 공간에

인내 사랑 겸손 온유로 가득채워

하얀 서리 내릴 때 칼바람 속에서

고고하게 의연하게 홀로 피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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