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외순 교수, ≪동호문답≫과 이이의 조선의 정치개혁론

한서대 동양고전연구소(소장 안외순 교수)와 마을공동체탱자성협동조합(이사장 오석성)이 공동 주관한 “온고지신(溫故知新)-고전에서 길을 찾다” 안외순 교수의 8번째 강좌를 마치고 기념촬영.
한서대 동양고전연구소(소장 안외순 교수)와 마을공동체탱자성협동조합(이사장 오석성)이 공동 주관한 “온고지신(溫故知新)-고전에서 길을 찾다” 안외순 교수의 8번째 강좌를 마치고 기념촬영.

『군주가 (아무리) 재능과 지혜가 출중할지라도 자신의 총명함만 믿고 신하들을 불신하면 난세가 되지요. 하물며 군주가 재능과 지혜가 부족하여 간사한 자의 말만을 편중되게 믿어 자신의 귀와 눈을 가린다면 (최악의) 난세가 되지요. 바로 이것이 난세가 되는 두 가지 경우라오.』 

한서대 안외순 교수는 “온고지신(溫故知新)-고전에서 길을 찾다” 8번째 강좌에서 454년전 조선의 사상가이며 개혁 정치가였던 율곡 이이의 ≪동호문답≫을 소환했다. 

≪동호문답≫은 선조 2년(1569) 홍문관 교리로 한 달여의 사가독서를 마친 34세의 율곡이 새 군주 선조에게 과제로 제출한 수기치인의 정치개혁 보고서다. 

안 교수는 “논어, 대학, 법화경, 성서, 군주론 등 외국의 고전이 있다면 조선에는 ≪동호문답≫이 있다. 우리는 동호문답에서 율곡 이이가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유교의 보편 명제에 대한 확신 아래 왕도정치에 대한 선조의 입지를 촉구하고 각종 제도의 개혁과 관리의 부정부패 근절의 실천, 곧 무실을 역설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율곡 이이에 대해 “평생을 조선 민족의 민생 문제와 안위를 위해 ‘시의변통(時宜變通)’, 곧 ‘시대의 문제에 적합한 법과 제도의 개혁’을 위해 헌신했던 사상가이며 정치가”였다고 평가했다. 

안외순 교수의 ≪동호문답≫ 강의 모습
안외순 교수의 ≪동호문답≫ 강의 모습

≪동호문답≫은 군주의 길, 신하의 길, 좋은 군주와 좋은 신하가 만나기 어려움, 고려 때까지 도학(정치의 도)이 행해지지 못한 이유, 조선과 왕도정치 회복의 관계, 금일의 시대 정세, 무실(務實)이 수기(修己)의 요체, 간인(姦人)의 판별이 용현(用賢)의 요체, 안민정책, 교육정책, 정명(正名)의 실천이라는 총 11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율곡 이이는 군주 선조에게 ≪동호문답≫를 통해 치세와 난세의 기준을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왕도정치와 패도정치는 치세에 속하나, 폭군(暴君), 혼군(昏君), 용군(庸君)의 정치는 난세의 정치라고 규정했다. 

여기서 치세는 ‘남에게 차마 어쩌지 못하는 정치(不忍人之政 : 인정(仁政))을 행함으로써 천리의 바름을 지극히 하는 것인 반면, 난세는 신하의 충실한 충고를 배척하면서 자기만 성스러운 체하다가 자멸하는 자(暴君), 간사한 이를 분별하는 총명함이 없어 등용한 신하들이 어질지 못하고 재주가 없어 나라를 망치는 자(昏君), 심지어 심지가 나약하고 뜻이 굳지 못하고 우유부단하여 구습만 고식적으로 따르다가 나날이 쇠퇴하고 미약해지는 자(庸君)의 정치라고 구분했다. 

2023년 오늘의 대한민국은 치세일까 난세일까. 율곡 이이가 다시 살아난다면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에 대해 무어라고 호통을 칠지 두렵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율곡 이이가 다시 살아 우리 곁에 올 수 없다면 우리는 고전에서 길을 찾아 나서면 되지 않을까. 

한편, 향교서원문화재활용사업 “온고지신(溫故知新)-고전에서 길을 찾다” 강좌는 한서대 동양고전연구소(소장 안외순 교수)와 마을공동체탱자성협동조합(이사장 오석성)이 공동 주관하는 인문학 강좌로 앞으로 남은 강좌는 10월 4일 한서대 유진월 교수의 『<이상적 부인>외 한국 근대 페미니즘의 기원(나혜석)』, 10월 18일 성균관대 이국배 교수의 『자유론과 자유민주주의(밀) 등 두 번의 강의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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