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땡’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천수만 해오라기
천수만 해오라기

긴 멈춤에 숨이 멎을 것만 같다. 무논 가장자리에 서서 꼼짝을 하지 않는 채 먼 곳만을 응시한다. 태고 적부터 그 자리에 서 있었던 것처럼 오랫동안 한치의 움직임도 없다.

해오라기는 고독한 새다.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게 인생이라고, 천수만 해오라기는 너의 고독은 엄살일 뿐이라며 고독의 진수를 보여준다.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도 영원히 그 자리에 서서 망부석이 된 것 같다. 십여분이 흘러도 꼼짝을 하지 않고 물속을 응시하던 그가 먹이를 낚아챈다.

푸른 백로 또는 해오리라 불리기도 하는 해오라기. 몸통이 뚱뚱하고 다리가 짧은 해오라기는 다리 색이 겨울에는 노란색이고 여름에는 빨간색인데 천수만 해오라기는 아직 노랗다.

10월 경이면 우리나라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였으나 최근에는 집단으로 겨울을 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텃새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늘 만난 천수만 해오라기에게 별명을 붙여줬다. ‘얼음 땡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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