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란(서예가/ 한국복지재단 서산 후원회장/ 복지행정과 2학년)

가을 추수를 거둔 텅 빈 들판을 보며 가슴이 더욱 허전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렇게도 바램이였던 대학의 종강으로 더욱 그런 것 같아 기말고사 요점정리를 한 것을 정리하면서 학교생활을 생각해본다.

대학문을 들어서기 위해 남몰래 많은 갈등을 했다. 어린 시절 좋은 환경속에서 살아왔지만 완고하신 아버님의 성품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사회활동을 하면서 부족함을 남편에게 의지하며 지내왔다.

가끔 서산IC를 지날 때 마다 신성대학 팻말을 보면서 다짐을 했다. 적십자봉사활동을 하면서 복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원서를 접수했다. 처음에 핸들을 잡고 학교에 가면서 아! 내가 정말 대학을 가네... 하면서 감격에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책가방을 든 나에게 빠진 것이 없느냐고 확인하는 남편을 뒤로하고 그렇게 대학을 다녔다.

사실 젊은 사람들과 한 강의실에서 공부한다는 것이 가끔은 공연한 자존심과 싸워야 했다. 60대인 내가 어찌 요즘 학생들과 마음이 같으랴마는 나의 좁은 소견을 혼자 자책을 하기도기도 하면서 말이다. 교수님의 강의가 이해가 안 될 때 혹시 질문이 나에게 올까? 마음졸이며 겉으로는 아는 척? 하면서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다행이 질문은 나를 비켜갔다.

시험 볼 때는 감독이 심한 J교수님의 눈빛은 마치 칠팔월 햇살처럼 빛났고 S교수님의 구두 발자국 소리는 손에 구슬땀을 흥건하게 하여 볼펜이 자꾸 손에 잡히지 않았다. 흠처 보는 학생들에게 위협을 주었지만 그 덕분에 책 한번 더 읽고 공부한 결과로 주먹구구식 봉사가 아니라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봉사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훗날 누나! 언니! 하던 예쁜 학생들이 함께 했던 시절을 그리워하겠지...하면서 책가방을 만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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