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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해지역 태양광발전을 바라보며
박해철 기자 | 승인2020.01.11 13:52
서산시의회 부의장 장 갑 순

염해(鹽害)란 나트륨, 마그네슘, 칼슘 등을 함유한 염분이 농작물, 건축물, 시설물 등에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해안지역이나 간척지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염해는 크게 바닷물에 의한 염수해와 바닷바람에 의한 염풍해로 나뉜다. 염수해는 만조 때 바닷물이 범람하거나 가뭄에 의하여 하천유량이 감소하였을 때 주로 나타나고 염풍해는 태풍이나 돌풍 등 바람에 실려 온 해수의 입자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농지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 7월 1일부터 이 같은 염해지역 간척농지의 원상복구를 전제로 최대 20년 동안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간척농지의 경우 허가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태양광 설치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염도가 일정수준(5.5dS/m·오차율 10%) 이상인 염해농지는 허가를 받아 20년간 태양광발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얼핏 보면 염해지역 농민들에게 굉장한 희소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허가기준을 보면 염해농지 설치 가능규모를 10만㎡ 이상, 농업인의 경우에도 5만㎡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최소면적 5만㎡는 4MW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 면적으로, 사업비가 60억원 가량 소요돼 농민들로써는 엄두도 낼 수 없다. 결국은 태양광발전사업자에게 땅을 내주고 임대료만 받게 된다.

토지소유주가 농민에게 염해간척지를 임대하면 1년에 3.3㎡ 당 1,200원의 임대료를 받는 반면, 태양광발전사업자에게 임대하면 이의 5배에 해당하는 6,000원을 받을 수 있다 보니, 고령화와 부녀화로 생산동력을 잃은 농촌에서는 너도 나도 앞 다퉈 태양광발전사업자와 계약을 맺는 모습이다. 20년 후 원상복구가 된다 하더라도 농지의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렇듯 태양광발전의 수혜는 기업형 대규모 발전사업자에게 돌아가고, 피해는 농민들이 떠안을 것은 자명하다.

우리 서산시는 2018년 기준 전국 쌀 생산량 2위로, 전체 수도작 면적 1만 8,620㏊ 가운데 서산A지구 5,133㏊, 서산B지구 1,402㏊, 대호지구 2,001㏊ 등 간척농지가 45.8%인 8,536㏊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광활한 간척농지에 태양광시설들이 들어서게 된다면 농업 본래의 정체성은 상실되고 농지가 주는 포근한 전원풍경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환경은 오염되고 생태계는 파괴되어 주민들 삶의 질은 떨어지고 행복추구권이 크게 침해되리란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

이제는 우후죽순으로 온 나라를 덕지덕지 뒤덮고 있는 태양광발전시설에 대한 심도 있는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탈원전·탈석탄정책으로 제시된 친환경에너지 태양광발전이 오히려 자연파괴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현실성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세계적인 선례도 살펴봐야 한다. 전기생산비용은 원자력발전이나 화력발전에 비해태양광발전이 월등히 높다보니, 신재생에너지를 크게 늘리고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의 전기료는 최대 42% 올랐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에도 불구하고 원전 재가동율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수정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121조는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 농지법 제1조(목적)는 ‘이 법은 농지의 소유ㆍ이용 및 보전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농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관리하여 농업인의 경영 안정과 농업 생산성 향상을 바탕으로 농업 경쟁력 강화와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 및 국토 환경 보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소작을 금지하고 있는 헌법이나, 농지 보전 및 농업생산성 향상, 국토환경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농지법이나 농지에 농업이 아닌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아 보인다.

2018년 한 해 동안 태양광발전으로 훼손된 산지(山地)가 축구장 3,300개 규모인 2,443만㎡다. 이미 엎질러진 물 격인 산지는 차치하더라도,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농지만은 헌법과 농지법의 목적에 맞게 보호해야한다. 염해피해 및 농민소득 감소가 문제라면 근본적인 농업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지, 환경보호라는 미명 아래 자연을 파괴하고 농민을 우롱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박해철 기자  np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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