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태안교육청 학무과장 / 이상호

발밑에 흙을 두지 않고서는 영혼이 자랄 수 없습니다.

soul(영혼)과 soil(흙)은 같은 뿌리, 같은 말, 같은 소리에서 온 것입니다.

그러나 할 수 있으면 맨발로 땅을, 흙을 밟으십시오.

직접 접촉하십시오.

맨발로 흙 위를 걸으면 반시신경 전문가가

마사지를 해 줄 필요가 없습니다.

 땅이 마사지를 해 주고 식물이 해줄 것입니다.

모든 식물은 약효를 가지고 있고 그 곳을 걸음으로써

주사를 맞거나 알약을 먹지 않고 필요한 온갖 약을 얻게 될 것입니다.

바로 여러분의 발밑에 어머니인 대지가 모든 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리편집부<작은 학교가 아름답다>에서-


우리의 근원을 따지고 보면

우리 몸은 하나님이 창조할 당시 분명 흙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흙은 우리의 고향이요

어머니이며 분신입니다.

그런데 문명화의 길을 가면서 흙을 잃어버리고 삽니다.

어쩌면 철저히 흙은 배반하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모두 발발하면 할수록 흙은

아스콘, 콘크리트, 보도블럭 등으로 포장되고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그 표면이 막혔습니다.

우리들의 생활을 봅시다.

아침부터 저녁에 잘 때까지 흙을 밟지 않고 지냅니다.

특별히 야외로 나가지 않으면 한 달 혹은 일 년 내내

흙을 밟지 못하고 냄새도 못 맞습니다.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우리가 생활하는 건물 곳곳은 콘크리트로 되어 있지요.

한번 생각해 봅시다.

도시의 사람들이 흙을 언제 밟을 수 있는지.

그것이 문명 속에 사는 우리들의 모습이지요.

우리 아이들을 봅시다.

깨어나서 저녁까지 흙은 밟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흙을 밟고 흙냄새를  맡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운동장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발전적으로 학교를 개선한다고

운동장에도 인조 잔디를 깔고 우레탄 트랙을 만듭니다.

그것은 자치단체장들의 선거 공약으로도 발표되지요.

운동장에 인조 잔디를 깔고 우레탄 트랙을 만들면 참 보기가 좋지요.

그리고 아이들은 이제 먼지 나지 않는 운동장에서 마음대로 뛸 수 있고

흙바닥보다 덜 다칩니다. 이점이 많지요.

그런데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듯합니다.

아이들에게서 우리는 철저하게 흙을 빼앗아 버리지요.

어쩌면 소중한 영혼이 자라날 수 있는 근원을 앗아가는지도 모릅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요즈음 아이들이 영악해지고

폭력이 난무하는 것도 흙을 잃어버리므로 오는

영혼 상실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머지않아 아이들이 정말

흙을 완전히 잃어버린 세상에서 평생을 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아이들에게 흙을 돌려주는 일을

깊이 생각하여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내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