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천수만세계철새기행전 마친  김일상 서산시청 생태환경관리소장

“이미 서산 천수만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가 되었습니다. 행사만 한 달여 할뿐 1년 내내 탐조객들이 천수만을 찾아 텃새며 철새 등을 관찰합니다. 올 행사 기간에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왔습니다. 이제는 천수만 철새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부대시설 등의 설치가 불가피해졌습니다. 문화관광부에서도 지정 축제로 검토를 하고 있어 내년이나 내 후년 쯤에는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편안한 탐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충남 서산 천수만 일대는 탐조 여행의 메카다.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로 매년 327종 40여만마리의 철새들이 찾아온다. 바다와 갯벌이었던 이곳이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담수호와 넓은 농경지로 변하면서 1990년대 초부터 겨울 철새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시베리아·만주 등에서 동남아시아로 가는 이동 경로의 중간지점인 데다 천수만 간척지 간월호와 부남호에서 가을걷이 후 생긴 낙곡이 풍부해 철새들의 월동지로 안성맞춤이다.

이맘때면 가창오리와 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청둥오리 등 각종 겨울 철새들이 이 일대 하늘을 수놓는다. 여의도의 18배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이 철새들의 놀이터다.

탐조여행의 백미는 역시 군무 감상. 특히 가창오리의 군무 장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동틀 무렵과 해질녘에 하루 두 번 하늘을 무대로 펼쳐지는 가창오리의 집단 이동은 말그대로 환상적이다. 무질서하게 흩어지다가 어느새 대오를 형성하며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낸다.

지난 25일 '2007 서산천수만 세계철새기행전'을 마친 김일상 서산시청 생태환경관리사업소장( 53 )은 근 한 달여 동안의 행사준비 기간과 행사 기간 내내 천수만의 햇볕과 갯바람에 까칠해진 얼굴로 행사기간 동안의 소회를 이야기했다.


“특별한 홍보가 필요 없어 졌습니다. 방송과 신문 등의 언론매체, 그리고 이미 다녀가셨던 분들의 입소문에 의해 해마다 탐조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내외 굴지의 여행사들이 천수만 철새기행전을 기획 상품으로 내놓고 탐조객들을 모아 천수만을 찾는 것을 보면 이제 세계문화상품으로 떠올랐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행사가 이처럼 안정적으로 치러질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일년내내 철새기행전을 준비하시는 천수만철새기행전위원회 여러분의 노고가 가장 컸습니다. 그분들은 위원회 기구운영비 마저 전액 삭감된 상태에서도 필리핀의 세부섬의 올랑고를 비롯해 일본, 홍콩 등지의 세계동물보호구역을 자비로 답사하는 등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해주셨습니다. 또한 자원봉사를 해주신 지역 주민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예산이 대폭 삭감된 반면 오히려 방문객의 수는 더 늘었는데도 전혀 손색없는 행사를 치룰 수 있었던 것은 그분들의 이해와 협조 덕분이었습니다.” 


2002년부터 시작돼 이제는 국내 최고의 철새 탐조축제로 자리잡은 천수만철새기행전 올 사업예산은 추경을 포함하여 총 5억여원. 지난해에 비해 비교적 적은 예산이 책정됐었지만 내실면에 있어서는 그 어느해보다 성과가 컷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입니다.

“지난 17일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수지 적자 해소와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한국을 찾아오는 철새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친환경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문화부 김종민 장관과 연극배우 박정자씨, 조류학자 윤무부 교수 등 국내관광활성화 위원, 내나라여행답사단, 여행담당 기자 등이 천수만 철새탐조 여행을 다녀갔습니다. 그날 참석자들은 천수만의 생태환경을 축소한 생태관을 둘러본 뒤 철새탐조투어에 나서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서 쉬고 있다 투어버스가 지날 때마다 날아오르는 쇠기러기 떼와 호수를 하얗게 물들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을 보고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현장에 함께하셨던 유상곤 시장님께서도 ‘세계적철새도래지인 천수만은 서산의 자랑이자 보배’라고 말씀하시고 ‘체계적인 지원으로 철새기행전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문화관광부 지정 축제로 지정해 달라’고 건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종민 장관께서도 ‘서울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내려왔는데 와서 보니 한마디로 대단하다’며 ‘철새의 낙원인 천수만이 매력적인 관광자원이란 사실은 분명하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에 서울에 올라가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문화관광부 지정 축제가 되면 명실상부한 세계적 축제가 될 것입니다.”


일반인들과 어린이들이 철새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문화부는 국내최대 철새도래지인 천수만을 중심으로 금강하구, 군산, 해남, 을숙도, 창원, 철원 등 국내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를 연계하는 철새탐조여행 상품을 개발해 마케팅을 지원하고, 국내관광 TV광고에 철새 군무(群舞) 장면을 삽입하는 등 철새의 관광자원화에 나설 계획임을 밝힌바 있다.


25일 폐막된 2007서산천수만세계철새기행전 평가보고서가 나와 봐야 자세한 것을 알 수 있겠지만 지난 10월 26일부터 11월 25일까지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은 모두 8만 7천여명으로 지난해 보다 2만 9천명, 5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들 방문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지난해 4만4100원에서 올해 4만 5천원으로 2.2% 늘었으며 이에 따라 방문객의 총 지출액은 25억4천만원에서 39억2천만원으로 54% 증가했다.


“천수만 생태공원 조성은 서산이 그동안 쌓아온 철새의 고장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한층 드높인 일로, 생태공원이 조성될 경우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고, 그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번 행사기간 내내 그것을 확인하고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공직에 몸담아 온지 30년, 김일상 소장의 머릿속에는 오늘도 천수만을 기착지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철새들의 아름다운 비행이 그려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예의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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