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웅 /내포디자인포럼 이사장, 강원대 교수

한미 FTA 협정의 국회통과가 갖는 현실적 의미는 무엇일까 ?

수출을 해야만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여러 산업분야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농, 축산업분야의 상황을 살펴본다면, 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농촌인구는 현재 약 875만명)에게 있어서는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이 짙게 가리어 있는 것 또한 분명한 현실인 것이다.

현재 당정(黨政)은 한미FTA에 따른 농업피해에 대한 기본 대책으로 13개항*a로 합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농촌의 기반을 보호하려는 대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나, 이것은 근본적인 대책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며, 농축산업 분야의 경쟁력 찾기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노력이 국가는 물론 농민 스스로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과제이다.

과거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전자. 전기제품의 수입개방 조치를 단행 했을 때, 그리고 대중문화의 개방을 추진했을 때에도 우리는 많은 우려를 하여 왔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으며, 오늘날 전자. 전기제품은 일본을 넘어 글로벌 마켓시장에서 맹위를 떨칠 정도로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으며, 대중예술 또한 한류의 붐을 타고 동남아를 뛰어 넘어 세계의 시장에서 위력을 떨치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슴을 잘 알고 있는 터이다.

물론 이것은 국가의 정책 기조에 기반하여 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으며, 우리 국민의 저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경쟁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공산품이나 대중예술 분야에서 상상을 뛰어넘는 경쟁력으로 성장하여 당당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며, 우리의 저력과 가능성은 농산업에서도 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과연 우리의 공산품과 농산물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하는 것일까 ? 허약하기만 했던 우리의 공산품(전자. 전기제품 및 자동차, 생필품 등)이 세계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근간은 무엇이며, 농산품이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요인은 없는 것일까 ? 광활한 초지(草地)에서 사육한 미국의 소고기에 경쟁력을 앞지를 수 있는 한우의 전략은 무엇이며, 규모의 논리에서 비할 수 없는 우리의 소규모 농축산업 분야가 이겨낼 수 있는 시스템은 과연 무엇인가 ?

허약하기만 했던 공산품이 그랜드마켓 시대에서 초우량 브랜드로 성장한 요인에는 탄탄한 기능을 바탕으로 세계인의 니즈(Needs)에 부합할 수 있도록 세련된 디자인이 뒷받침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농산업의 튼튼한 기능성(우리 입맛에 맛는)에 디자인의 기법을 접목하는 공산품의 원리를 하루빨리 접목할 필요가 있으며, 국가는 전자, 전기제품분야나 자동차산업 등에 종사하고 있는 초일류 디자이너들을 농산업에 분산 배치하는 전략으로 우리의 농산업을 하이 브랜드(Hi Brand)전략으로 전환시키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여야 한다.

일년에 2만명 이상을 배출하고 있는 예비디자이너를 비롯하여 공인 디자인전문회사의 전문디자이너들을 분산 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하며, 각 지자체와 연계하여 지역별 농산품의 고부가가치화를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지역 단위의 농축산품 가공회사에 초일류 디자이너를 배치하는 디자인 정책을 관련 협회와 적극 도모하는 일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작지만 강한나라, 종. 소기업이지만 초일류 브랜드를 생산하는 기업이 존재하듯이, 우리의 농산업분야에도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계기를 만드는 일에 농민들과 디자인너가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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