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궐선거가 끝났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범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보다 훨씬 더 큰 표차이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서산지역에서 펼쳐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당선 당선됐지만 선진, 민주당 후보의 선전에 따라 힘겨운 승리였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당의 공천실패 탓도 있겠지만 이번 재보궐선거가 던져준 의미는 명쾌했다. 유권자의 목소리를 읽어내라는 것이다.

후보자마다 상대방의 허점을 물고 늘어지는 흠집 내기 효과는 미약했다. 오히려 표를 갉아 먹지 않았나 싶다.

2012년은 선거의 해다. 4월에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12월에는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중대 선거를 앞둔 여당과 야당은 남은 기간 동안 정치권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합집산하거나 연대와 통합의 길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충남 정치권도 요동칠 것이 분명하다. 지역 간 대결구도가 오랫동안 전개되어 오면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등식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당의 정책과 후보의 능력을 판단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20~40대는 대학등록금, 취업, 직장생활, 결혼, 주택구입, 자녀교육 등 사회적 현안문제들을 피부로 직접 느끼는 세대들이다. 또한 20~40대는 SNS를 비롯한 첨단 소통 미디어를 바탕으로 빠른 여론 형성을 이끌어내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노년층은 복지문제에 관심이 많다. 수많은 복지공약을 귀가 따갑게 들어온 터라 빈 공약은 구별할 줄 안다. 노인표는 지역주의로 끌어안을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열망을 무시하고 단순히 지역주의, 계파주의에 의지해 선거를 치르려 한다면 패배의 쓴잔을 맛보게 될 것이 분명하다. 내년 총선에 뜻을 둔 정치후보자들은 유권자를 무서워해야 한다. 유권자가 정치를 평가하는 수준이 이미 당신들 수준을 뛰어 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박해철 / 내포시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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