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 게 또 하나 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하늘 그보다도 높은 것 같애”

5월8일 어버이날이 되면 가장 많이 불려지는 노래는 ‘어머님 은혜’다.

그러나 이 노래의 작사자 윤춘병(尹春炳, 1918~2010) 목사는 정작 자신의 어머니에게 한 번도 불러드리지 못했다.

1945년 해방 직후 종교탄압을 피해 평안남도 중화군에 가족들을 남겨두고 단신 월남한 윤 목사가 48년 11월께 말라리아에 걸려 신음하다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글로 적은 것이 바로 ‘어머님 은혜’다.

윤 목사는 한국기독교 역사자료 발굴과 기독교사 연구의 태두(泰斗)로 1963년~1967년까지 구 서산읍교회(현 서산제일감리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한 바 있어 우리고장 서산과 깊은 인연이 있다.

어버이날 아침. 옥녀봉 올라가는 기슭 서산제일감리교회에 위치한 ‘어머니 은혜’ 기념비에는 어머니의 눈물처럼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릴 적 마냥 졸라대고 보채도 미소로만 답해주시던 어머니에게 눈물이 있는 줄 몰랐다. 어머니는 18살에 시집와 아들 딸 여섯을 낳고 6년 전 아버지를 먼저 보내셨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지금도 어루만지시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치시는 어머니. 여섯 자식 키우시느라 손끝에 물이 마를 날이 없었던 당신이 그토록 아버지를 사랑하셨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한 남자에 대한 사랑조차 자식들에게 다 퍼 부어주시느라 단 한 번의 사랑 표현조차 없으셨던 어머니.’ 오늘 아침에 내리는 비가 어머니의 눈물처럼 보이는 까닭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 나도 반백년을 살면서 어머니를 생각하면 내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사랑한다는 표현 한 번 해드리지 못한 지난 시간들. 당연하다는 듯 어머니의 사랑을 갓난아기가 젖을 빨아대듯 갈구했던 시간들. 이제야 불러 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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