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가 관광호텔 건립을 위한 MOU 체결을 두고 지자체 양해각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측과 민간단위 사업에 지나친 검증 요구라는 여론이 격돌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차원의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이완섭 서산시장은 "올해 가장 중요한 시책은 대산항에 국제여객선을 취항시키고 고품격 호텔을 건립하는 것"이라며 관광호텔 유치에 대한 의욕이 남다르다.

이 시장은 2013년 시정운영계획에서도 "내포시대 개막에 맞춰 소비인구 유입과 서산 대산항 국제여객선 취항에 따른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고품격 호텔 건립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 시장의 의욕에 비하여 투자유치 MOU가 자금조달 계획의 철저한 점검이나 투자사에 대한 검증시스템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서산시는 시청 중회의실에서 삼운레저(주)(대표 이태의)와 관광호텔 건립을 위한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서산시 갈산동 181-2번지 일원 15000㎡ 부지에 연면적 15000㎡의 14층(지하2층, 지상12층) 규모로 2015년까지 총사업비 500억 원이 투입되어 객실 200여개와 연회장 등을 갖춘 특급 관광호텔이 들어서게 된다.

서산시와 삼운레저(주)는 관광호텔 건립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업체 및 장비 참여와 주민고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에 서명・교환하고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부동산 및 건설경기 침체, 관광산업 불황 등 전반적인 민간투자 부진으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고품격 문화관광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특급호텔 유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이완섭 시장의 강한 추진의지와 관련 공무원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이 같은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산시는 2011년 말 가칭 '서산 관광호텔' 유치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관련기업들을 상대로 유치활동을 벌여 왔다.

태스크포스팀 관계자는 "중국과의 국제여객 정기항로 개설에 따른 관광객과 대산석유화학단지, 당진철강단지의 엔지니어 및 바이어 등을 잠재 고객으로 호텔을 유치할 것"이라며 "내포신도시와 인근 시·군의 관광 수요에도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 일각에서는 이번 MOU체결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확인 차원에서 시작한 본보의 1차 취재결과는 일부 시민들의 우려처럼 장밋빛 희망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실제 500여억 원이 소요되는 관광특급호텔 사업 투자사에 대한 검증시스템이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일었다.

본보가 일차적으로 확인한 것으로는 MOU 체결사인 삼운레저(주)는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웠고, 공동 MOU 체결사인 삼운건설㈜(대표이사 동일인)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 위치하고 있는 2001년에 설립된 회사로 사원수 10명 이내의 건설, 임대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소기업이었다.(2003년 양화건설로 상호변경)

또한 주주도 가족단위 구성으로 대표와 아들(전무이사), 처(감사)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납입자본금 6억(2003년 11억으로 증자), 매출액 64억, 당기손익이 5억 7천만 원으로 서류상으로는 500억 단위의 특급관광호텔을 투자할 기업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에 시 관계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로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였는바, 도시과 담당자는 투자유치에 대해서는 태스크포스팀이 주도하고 있는 관계로 업무내용 전반을 파악치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태스크포스팀장인 이인수 도시국장조차 투자사에 대한 회사소개서나 실질적인 투자력을 검증할 수 있는 재무제표 등 관련 증빙자료도 확보하고 있지 않았다. 다만, 이 국장은 “투자사 사장을 자신이 직접 만났고, 지인을 통해 상당한 재력가라는 말을 구두로 들었다. 또 의향 타진과정에서 사장이 진실 되게 보였다”면서, “인허가 및 자금조달계획 등은 차후에 해 나가겠다. 서산시를 위해 노력하는 본인을 믿어 달라”고 답변했다.

서산시가 투자를 하지 않는 민간단위의 사업에 재정건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 등을 제출하라는 것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는 것이었다.

시의회 측에서도 이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관계자는 MOU 관련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계획서 및 사업성과 타당성 자료를 요구하였으나, 당시 집행부는 MOU체결전이라 그런 준비서류를 받기 어렵다고 말하였고, 오히려 태스크포스팀을 맡고 있는 이인수 국장을 못 믿느냐 식의 항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더구나 부실한 MOU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이철수 시의회 의장(4선 의원)이 발의한 MOU 관련 조례제정에 대해 집행부는 조례문구 중 “(시의회가)행정지원을 해야 한다”는 조항을 “행정지원을 상호 노력한다”로 바꿈으로써 의회승인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하였다고 불만을 전했다.

지역 부동산 및 건설사업을 하고 있는 A 씨는 “시와 MOU를 맺는 그 자체가 이미 지자체가 신용담보를 제공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동안 서산에서는 3차례의 관광호텔 건립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불발로 끝났다. 사전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우려를 전했다. 백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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