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여파로 강원도에서 방사성 제논(Xe-133)이 검출된 데 이어 서울에서도 방사성 요오드(I-131)가 검출되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방사능 물질이 극히 미세한 것으로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29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48시간동안 방사능이 확산되는 것을 모의를 해보니 48시간이 지나면 처음에 발생했던 양에서 거의 1조 분의 1로 농도가 바뀐다"며 "이것이 나중에 우리나라 쪽으로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권 소장은 이어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북반구에서 검출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사능은 바람이 불어서 확산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농도가 많이 희박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방사능의 한반도 유입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정부 입장과 관련, "유입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표현은 직접적으로 유입할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였다"며 "우리도 바람을 타고서 오다 보면 나중에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사성 물질의 한반도 유입 경로에 대해 "바람이 불어서 흘러서 가다가 미국이나 유럽을 거쳐서 돌아서 오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겠고, 북극을 거쳐서 올 수도 있다"며 "시간적으로 봤을 때 48시간 보다는 더 오랜 시간에 걸쳐서 들어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황사와 방사능 유입의 관계에 대해 "황사가 방사능 물질과 맞물려서 나쁜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방사능의 농도가 어느 정도 이상 올라가야지만 그것이 맞물리는 등의 부분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8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전국 12개 지방방사능측정소에서 공기 중 부유물질을 포집한 뒤 분석한 결과, 서울 환경방사능감시센터에서 포집된 공기에서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가 검출됐다. 기술원은 "검출된 방사선량이 평상시 자연 방사선량의 수천 분의 1이하에 불과해 인체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방사능 제논은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인공핵종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특히 지난 23일 제논의 검출량은 0.001Bq(베크렐)이었으나 25일부터 양이 증가해 27일 0.878Bq(베크렐)/㎥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를 방사선량률로 환산할 때 0.00650nSv/h로, 우리나라 자연방사선 준위(평균 150nSv/h)의 약 2만3천분의 1이며 국민 안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그러나 정부가 5일간이나 방사능 확산에 대해 쉬쉬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부발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다. 2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인사이트코리아마케팅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20세 이상의 성인 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본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성 물질 누출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안전하다’는 발표에 대해 94.1%가 ‘안전하지 않다’고 극한 불신을 나타냈다. ‘정부 발표대로 안전하다’는 답은 5.9%에 불과했다.

정부는 비판여론이 일자 현재 1주일에 한번씩 하는 전국 12개 방사능 측정소의 분석을 매일 실시하고 현재 실시하지 않고 있는 한반도 주변 해수분석도 하기로 하는 등 뒤늦게 대책 강화를 발표하고 나섰으나, 국민들의 방사능 불안은 정부의 허튼 대응으로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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