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가야산 화재 원인을 조사중인 충남 서산경찰서는 20일 담뱃불에 의한 실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처음 불이 시작된 곳에서 담배꽁초와 라이터, 부탄가스통을 발견, 관련 유류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발화 지점이 원룸 뒤쪽과 연결된 한 야산인데 평소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많이 투기하는 장소인 점 등으로 미뤄 담뱃불에 의한 실화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장에서 담배꽁초에 의해 녹아내린 낙엽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가야산 자락에서는 1992년부터 2004년까지 거의 해마다 방화로 추정되는 30여건의 산불이 발생했지만 경찰 관계자는 "불이 시작된 야산이 원룸 뒤쪽에 위치해 있어 행인이 일부러 접근하기 어렵고 고의로 불을 지를 만한 공간도 없다"면서 "또 도깨비불은 모두 한서대 뒤편 가야산 자락에서 난 것인데 이번엔 원룸촌과 인접한 야산에서 시작돼 발화 장소도 다르고 무엇보다 방화가능성이 낮은 점 등으로 미뤄 방화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소방 항공대는 20일 서산에서 산불을 진화하던 도중 추락한 도 소방본부 소속 소콜(sokol) 헬기의 추락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충남소방 항공대에 따르면 19일 오전 서산시 해미면 대곡저수지에 추락한 헬기의 동체와 블랙박스를 경기도의 검사장으로 이동, 기체를 분해한 뒤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당시 이 헬기는 대곡저수지 위에서 물 주머니에 산불 현장에 살포하기 위한 물을 뜨려고 저공비행을 하던 중 갑자기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비 불량이나 기체 결함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 같은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항공대는 보고 있다.

사고가 난 W-3A(애칭 SOKOL : 솔개) 헬기는 폴란드산으로 1999년 12월 27일 39억 6천만원(시간당 유지비 352만원)에 구입했으며 지난해 헬기를 제조업체인 폴란드 스위드닉사에 보내 10년마다 하는 정기검사를 거친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고 항공대는 전했다.

항공대 관계자는 "10년마다 하는 정기 검사를 통해 마모된 부품은 새것으로 교체하고 재생하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한다"면서 "이뿐만 아니라 매년 정기검사, 10시간 및 25시간 단위 정비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점검 결과 부품에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항공대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헬기 탑승자인 조종사 최 모 씨와 오 모 씨를 상대로 당시 기상상황, 조종 미숙 등의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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