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산시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정겸) ‘밑반찬 배달 도우미’들이 이정애(75·동문동) 할머니에게 밑반찬을 배달하고 있다.

명절이 다가오면 더 외롭고 쓸쓸한 이들이 있다. 바로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들이다.

오늘은 이들에게 모처럼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2주일에 한 번씩 사랑이 담긴 밑반찬을 들고 오는 서산시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정겸) ‘밑반찬 배달 도우미’들이다.

“날씨도 추운데다 길까지 미끄러워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데 이렇게들 오셔서 밑반찬을 잔뜩 안겨주고 말벗도 해주고 그러니 적적하던 마음에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동문동에 사는 이정애(75) 할머니는 문 밖까지 따라 나와 연신 조심해서 가라는 말을 반복한다.

동장군이 한창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서산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격주로 실시하고 있는 ‘사랑의 밑반찬 배달서비스´가 관내 80여 세대의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가구 등에 사랑을 전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초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사랑의 밑반찬 배달 서비스’는 대산지역 기업체 자원봉사모임인 샛별봉사회(회장 류길순)와 해미지역 공군제20전투비행단 여전도회(회장 김순덕)에서 각각 40여명씩 모두 8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한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 등이 참여한다.

한 달에 두 번씩 종합사회복지관 조리실에 모여 자신들이 직접 장을 보거나 집에서 가져온 재료로 80여 가구가 보름동안 먹을 분량의 갖가지 밑반찬을 만들어 15개 읍면동으로 흩어져 집집마다 밑반찬을 배달한다.

이들의 밑반찬 배달서비스는 단순히 형식적인 배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방은 따뜻한지 연탄은 떨어지지 않았는지 두루 두루 살피고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까지 남겨둔다.

어깨도 주물러주고 집안청소며 빨래도 해준다. 그리고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너 집 돌기도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오지랖이 참 넓다고 해야 할 지경이다.

류길순 샛별봉사회장은 “다소 부족한 면도 있겠지만 우리 가족이 먹을 음식처럼 정성을 다해 만들어 전해드리고 있다.”며 “10년을 해오다보니 실제로 가족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또 하나의 가족’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순덕 여전도회장은 “더 많은 분들께 더 자주 더 다양한 밑반찬을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며 “이번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소불고기, 어묵조림 등에 사랑과 정성을 듬뿍 담았는데 맛있게 드시고 명절 잘 쇠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정겸 관장은 “이들의 밑반찬 배달서비스는 단순한 반찬 배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얘기하고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육체적 배고픔은 물론 영혼의 허기까지도 달래주고 있다.”며 “시에도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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