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대표 역사문화축제 2010 세계대백제전 행사장들도 민족 명절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고 있다.

한가위 민족 대이동을 기해 귀성길에 오르는 행렬 속에서도 잠시 대백제전 관람의 여유를 가져보는 ‘여유파’들로부터 일상의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모처럼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려는 ‘실속파’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람객들이 축제의 현장을 찾고 있는 것이다.

20일 오전 부여군 규암면 백제문화단지 사비궁 앞. 이른 아침부터 간헐적으로 몇 방울의 비가 흩뿌리더니 오전 한 차례 거세게 퍼붓기도 해서인지 공기 마저도 서늘하다.

싱그런 바람을 타고 백제왕궁 진입로에 활짝 피어난 코스모스 길이 관람객들에게 환영의 손짓을 보낸다.

일찌감치 서둘러 귀성길에 올랐다가 부여 백제 사비궁과 공주 고마나루 예술마당을 찾은 관람객들 중 곱게 차려입은 입성에서도, 고향에 계신 부모와 친지들을 찾기 위한 분위기가 묻어난다.

부산에서 가족 4명과 함께 아침 6시 출발해 오전 10께 부여 사비궁을 찾은 이영자(여.74. 구서동)씨는 “백제 왕궁에 대한 홍보광고를 보고 관람해보자는 가족들의 합의로 오게 됐다”며 실제 모습을 보고 감탄을 연발했다.

같은 가족 이규동(여. 35. 큰딸)씨도 “백제왕궁의 웅장함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며 “조용할 때 찾아보리라 해서 왔는데 오늘도 학생 등 단체 관람객들이 많이 올 줄은 몰랐네요”라며 ‘애교있는’ 볼멘소리도 들여준다.

이들 가족들은 당일 코스로 부여와 공주를 들른 뒤 서둘러 다시 부산으로 내려갈 예정이라고.

일찌감치 추석 명절을 맞기 위한 기본 시장보기를 마치고 잠시 짬을 내 동기들과 함께 왔다는 최송이(여. 60. 대전 서구 둔산동)씨는 “서울에서 동생네 가족들이 내일 내려온다고 해서 오늘은 하루 여유를 좀 부리고 싶어 대백제전을 찾았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부터 찾은 충남 계룡시의 용남고 단체 700명과 논산 쎈뽈여고 학생 300여명 등 단체 관람객들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명절을 맞아 일찌감치 고향 부여에 내려온 자식들과 함께 백제왕궁을 자랑하고 싶은 탓인지 유대식(65. 부여군 충화면)씨는 둘째아들 상열(41. 수원시 정자동)씨와 막내딸 유진(36)씨 가족 등 모두 10명의 대식구를 이끌고 찾아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하는 즐거움을 맛봤다.

부모님들과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만끼한 상열씨는 “내 고향에서 이렇게 큰 국제행사가 열리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명절을 쇤 뒤 직장에 올라가서 더 많이 알려야 겠다”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청주 직항로를 이용해 일본 후쿠오카에서 왔다는 쿠미 야모토(76)씨 부부 등 10명의 단체 관람객이 관람행렬에 합류해 일본에서의 대백제전의 열기를 실감케 했다.

야모토씨는 “아름다운 백제의 건축물을 보면서 왠지 친근감이 들었다”며 감탄사를 연발한 뒤 대백제전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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