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의 날씨는 외부 활동을 자주하는 시민들에게 많은 어려움과 위험요소가 항시 뒤따르기 마련이다.

특히 도시의 거리나 건물로 진입하는 입구 등에는 빙판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일반인은 물론 노약자와 장애인들에게 매우 위험한 공간으로 다가서게 된다.

복잡한 도시의 구조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불편을 감소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며, 불편을 넘어 안전사고의 공간으로까지 변모해 버리는 공공의 공간에 대한 새로운 사고와 배려가 절실하게 요청된다.

공공의 공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설과 공간으로 배려되어야 한다.

건널목이나 건물을 진입하는데 휠체어 사용자가 어려움을 겪는다던지, 공원이나 산책로의 접근에 불평등의 요소가 존재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우기나 동절기에 정상인들 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노약자나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인지를 확인하고 배려하는 일이야 말로 도시디자인의 근간이며 제일 우선시 되어야할 사항이다.

어느 일간지의 독자투고란에 사회에 대한 원망의 어조로 실렸던 신문 기사가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세상은 점차 편리하게 발전해 가고 있는데,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 같다”란 장애를 가진 어느 부모의 하소연이었다.

지하로, 지상으로 건물과 교통시설들이 복잡하게 설치되어 가고 있어서, 비상한 기억력과 판단력으로 순간순간을 정확하게 결정하고 이동하여야 하는 현대의 과학문명 공간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편리가 아닌 두려움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 뿐 만 아니라 어지간한 도시생활에 익숙한 경험을 갖지 못한 비장애인들에게도, 복잡한 도시의 시설 이용은 빈번하게 실패를 맛보아야 하는 불편을 경험하기 다반사이다.

제과점이며 커피숍, 문방구, 음식점 등 일반 소비자들이 매일같이 드나들고 있는 상업공간까지를 생각해 본다면, 어려운 형편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모든 시설물들은 쉽게 이용하지 못하는 난해한 공간으로 둘러쳐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공공의 공간이 시범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며, 도시는 물론 농촌에서도 마을회관을 비롯한 공공주택들에 대한 새로운 배려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 건물입구로 들어가는 계단은 단차가 심하고 매우 미끄럽기 때문에 노인들에게 있어서 위험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야간의 조명시설 또한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어두운 조명아래 이와 같은 단차가 심한 공공시설물을 이용하기란 불편한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며, 시골길은 야간의 어둠속에서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안전시설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며, 모두에게 편리한 공간으로 다가서기 위한 보다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넓은 공설운동장을 걸어서 진입하는 공간부분에,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시설은 매우 제한적이며 초라하기까지 하다.

진입의 중앙부를 계단이 아닌 스로프(Slope)를 완만하게 처리하여서 외롭지 않은 입장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실천에는 생각보다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공간적인 제약이 뒤따를 수 있을 것이나, 생각에 따라서 이와 같은 아름다운 배려는 우리 모두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는 선진화 된 공간으로 자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한기웅 /내포디자인포럼 이사장, 강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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