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19대 총선의 막이 올랐다. 앞으로 4개월여 남은 선거일까지 예비후보들은 경선과 본선을 치르는 험난한 선거전을 치르게 된다.

정치권에 불어 닥친 회오리바람으로 인해 예비후보들은 한편으로는 중앙정치권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심을 파고들기 위해 한파를 뚫고 달음박질쳐야할 상황이다.

예비후보 등록은 선거벽보를 붙일 수는 없지만 사실상 선거운동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예상대로 금배지에 뜻을 둔 예비후보들이 일부 등록을 마쳤다.

아직은 본선보다는 정당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긴 하지만 예비후보자들이 대거 몰린 것은 여느 선거에 비해 새로운 인물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가 높아진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장 보선을 계기로 표출된 기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극도의 불신과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도 새로운 후보들이 대거 등록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세대교체가 반드시 젊은 인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이 젊고 가치관이 건전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지역발전을 위해 일하겠다며 인재들이 대거 뜻을 세운 것은 희망적이다. 후보자 난립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일하겠다는 인재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일이지 흠잡을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들 신진기예들이 진정으로 지역을 위해 일할 각오와 자세가 돼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세대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기성정치권 뺨치는 구태선거를 수없이 목도한 경험을 우리는 공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구태가 지역민은 안중에도 없고 중앙의 유력정치인을 팔아 세를 과시하는 행태다. 그들이 당선되면 지역민보다는 중앙당을 위해 일할 가능성이 크다. 비전도 정책도 없이 상대를 헐뜯고 이른바 네거티브 공세를 퍼붓는 행태도 반복돼왔다.

나서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무슨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사람은 없으니 벌써부터 걱정된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정치라는 게 현실이니 무턱대고 나무랄 수는 없지만 정책도 비전도, 심지어는 정체성도 없이 구시대적인 조직 관리에만 힘을 쏟는 후보들도 많다. 유권자들이 신진기예에게 기대와 희망을 거는 것은 ‘젊은 나이’가 아니라 ‘젊은 생각과 행동’이라는 점을 새겨야 한다.

19대 총선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선거라 할 수 있다.

첫 번째 의미는 여야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라는 점이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최고위원들이 모두 사직을 한 상태에서 재창당 또는 창당 수준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 역시 야권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진통을 앓고 있는 중이다. 군소정당들도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통합을 모색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두 번째 의미는 제18대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라는 점이다. 4월 총선 이후 12월에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총선에서 민심을 획득해야 것은 절체절명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총선 승리가 대선 승리에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정당들은 총선 승리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 틀림없다.

세 번째 의미는 정치권에 불어오는 세대교체의 바람이 어느 정도의 강도가 될 것이냐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세대교체를 열망해왔지만, 정당들은 공천과정에서 매번 기득권을 지닌 현역 의원들의 손을 들어줘왔기 때문에 교체율이 비교적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다선 의원들을 양산해왔고, 정치권은 구태를 반복하면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해왔다. 국민들은 세대교체를 원하고 있다.

또한 정치 신인들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기성 정치인과 다른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다. 중앙당만을 바라보며 공천에 목을 매는 모습, 불법과 편법을 통해서라도 당선만 되면 된다는 생각, 출세욕에만 사로잡혀 마구잡이식 공약을 늘어놓는 행태, 이런 것들을 모두 버리라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그러한 구태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민심을 읽어낼 줄 아는 정치인을 고대하고 있다. 세대교체의 바람은 외부에서 불어오지 않는다. 신선하고 유쾌한 행보를 보임으로써 정치신인들 스스로가 변화의 바람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박해철 내포시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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