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생각해 볼 때 초혼 실패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해서 남녀 똑같이 ‘상대를 잘못 판단해서’(남 48.1%·여 52.0%)를 첫 손에 꼽았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다

누구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결혼을 한다. 그러나 어떤 부부에게는 결혼 생활이 힘들고 고통스럽기까지 한다. 결국 이들은 이혼을 결심하게 된다. 한국에서도 5쌍 중 1쌍이 이혼을 한다. 나도 한때 이혼을 생각 한 적이 있다. 아내와 부부싸움을 할 때 아내는 나보고 정신과 의사인줄 알고 결혼 했는데 정신과 환자 같다고 불평을 한다. 나도 아내에게 내가 정신과 의사를 하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환자보다 당신이 더 힘들다고 몰아 붙인다.

결혼은 같이 사는 현실이다. 조건만으로도 안 되며 사랑만으로도 안 된다. 조건만으로 된다면 왜 재벌가에서 이혼이 나올 것이며 사랑만으로 된다면 왜 죽고 못 살던 애인들이 이혼하겠는가? 행복한 결혼 생활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세상을 살며 가장 힘든 것 중에 하나이다. 대학 입시보다 휠씬 어렵다. 대학 입시는 혼자서라도 열심히 밤새워 노력 하면 어느 정도 성취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원만한 결혼 생활은 혼자 밤새워 해결한다고 해서 해결 될 수는 없다. 둘이 아니 가족 모두 함께 풀어 나가야 하는 어렵고 힘든 문제들이 살아가면서 곳곳이 도사리고 있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파괴 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이 산재 해 있다.

사랑만 하면 결혼만 하면 잘 살 거라고 싶게 생각하고 결혼을 결정한 사람들은 행복한 결혼 생활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를 결혼 하고 난 후에 실감 한다. 물론 절망하고 결혼을 포기 하거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인간에게는 어려움을 극복 할 수 있는 지혜와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 어려움을 내 남편, 내 아내, 내 가족과 같이 헤쳐 나가려는 용기가 있으면 된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티격 타격 할 때가 있다. 아니 그런 경우가 너무 많다. 사랑만큼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사랑만큼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것이 없다.

결혼은 정말 나와 잘 맞는 사람과 해야 한다. 내가 상대방을 사랑하고 상대방도 나를 사랑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서로를 신뢰 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조건이나 사랑이란 것이 항상 유지되는 것이 아니고 변할 수 있기 때문 이다.

이제 이혼은 더 이상 특별한 몇몇 가정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혼에 대한 사회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고, 그 안에서 겪는 이혼 가정 자녀의 고통도 여전하다. 만일 우리들이 배우자를 선택 할 때 자가용을 구입할 때만큼 신중하게 배우자를 선택한다면 이혼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무렴 자가용을 고를 때보다 결혼을 더 많이 사려 깊게 고르지 않겠나 하는데 실제 우리는 너무 쉽게 결혼을 결정을 한다. 우리가 자가용을 고를 때 외형만 보고 고르지는 않는다. 안전한가? 연비는 좋은가? 내게 적합한가? 등 여러 가지를 보고 자가용을 선택한다. 하물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륜지 대사라는 결혼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니다.

살아 보지 않고 어떻게 배우자를 잘 고를 수 있을까?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나는 주위에서 내게 자문을 오면 이런 기준으로 배우자를 선택하라고 조언을 해준다..

첫째. 그 사람의 과거를 보라
그 사람이 과거에 성실하게 살았다면 앞으로도 성실하게 살 가능성이 높다.
도박이나 술등 문제가 있는 사람을 만나 혹 결혼해서 사랑으로 감싸면 문제가 해결되고 좋아지지 않을까? 낙관하고 결혼해 힘든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사랑의 힘만으로 사람의 성격을 변화 시킨다는 생각은 참으로 힘들고 위험한 생각이다.

둘째 .그 사람의 현재를 보라.
그 사람의 친구 관계나 대인 관계를 보라는 것이다. 마음이 넓고 이해력 있으며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하는 좋은 습관을 갖고 있는가를 보라. 그리고 일을 결정하는데 공정하고 정당하게 결정하는 가를 보라. 그 사람의 부모에게 효도 하나를 보라. 부모에게 잘못하는 사람이 배우자에게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셋째, 그 사람의 미래를 보라.
미래에 어떤 꿈을 갖고 있는가를 보라 . 또한 그것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는 가를 보라. 결혼하면 부모가 될 것이다 부모가 된 후에 부모로써 좋은 태도를 가질 것인가를 보라.


넷째. 그 사람의 부모를 보라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판난다는 속담이 맞는 것을 참으로 많이 보았다.
자식은 부모를 보고 모델링을 한다. 대부분 성장한 후에 모습은 부모를 닮아 간다.

그러나 완벽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신중하게 선택해 결혼을 해도 많은 어려움과 갈등이 있다. 더 많은 노력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미려는데 힘을 기우려야 한다. 노력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행복한 결혼은 없다. 결혼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좋은 배우자가 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행복한 결혼을 바라기만 하는 것으로는 행복한 결혼을 이룰 수는 없다. 내가 행복한 결혼을 하기 위해 무순 일을 해야 할 것인 가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결혼 전에 눈을 크게 뜨고 결혼 후에 눈을 반 쯤 감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경신(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순천향의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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