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카이스트 서남표총장 교육 방식은 서구적 교육이다. 외국에서는 공부에 뜻이 있는 고등학교학생들도 점수를 쉽게 딸 수 있는 과목만 공부하지는 않는다. 자기가 전공을 할 때 필요한 과목을 수강한다. 학점이 인색하다해도 미래에 필요하다고 생각 들면 이수를 한다. 그런데 한국 학생들은 어떠한가? 캐나다의 예를 들어보면 한국계 학생들은 쉬운 과목을 이수해 좋은 점수를 따서 좋은 대학을 간다. 캐나다 최고명문 토론토 대학 (세계 20위권) 입학한 한인 학생들 60%가 1학년 때 학교를 떠난다. 이 학생 중 상당수는 입학 성적이 좋아 장학금까지 받고 입학한 학생들도 있다.

카이스트 입학한 학생 중에는 고등학교 때 화학이나 물리를 안 배웠다는 학생도 있다. 이런 학생들은 과학에 대한 열정보다는 일류대학, 좋은 대학 입학 하려고 그저 좋은 스펙 만들기 위주로 공부를 한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은 이런 식으로라도 일단 들어가면 졸업은 거저 하는 관행 때문에 한국의 대학이 경쟁력이 없는 것이다.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경쟁력 있는 인재가 되려면 밤을 새워 가면서 연구하고 토론하고 학습할 수밖에 없다. 하버드 ,MIT. 칼텍 등 수많은 세계적인 대학에서도 해마다 여러 명이 자살을 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자살한다고 해서 그 대학들이 공부를 느슨하게 시킨다는 소리는 들어 본적이 없다, 하버드나 MIT이런 대학도 시험공부 기간에는 도서관 창문을 자물쇠로 잠가 놓는다고 한다. 자살 충동을 느껴 자살 시도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적응 못하고 좌절하는 학생들을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순서이지 공부 열심히 하라고 독려하는 총장을 사퇴하라고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감정적 대응이다. 물론 징벌적 학비 문제는 개선했으면 한다. 두뇌는 타고나는 것이고 노력은 한계가 있다. 지금이라도 카이스트나 서울대의 정원을 대폭 줄여 정말 창의적 천재 집단만 갈 수 있는 대학으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고 이끌고 갈 두뇌 집단으로 키워야지 의학 전문 대학원이나 로스쿨 등을 가기 위한 과정으로 진학하는 학생이 가는 대학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국적기업 온라인상에서 지원할 때, 중국, 일본, 싱가폴 대학들은 나와도 한국 대학들은 서울대부터 단 하나도 없어 기타 대학으로 지원해야 하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이야 한다.

카이스트 학생의 자살 문제는 카이스트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 교육의 문제이다. 요즘 초, 중, 고등학생들의 생활을 보면 알 수 있다. 학교 끝나면 학원으로 직행하고 식사도 대충 인스턴트로 때우고 끝나면 밤12시 집에 오면 자고 다시 일어나서 똑같은 생활의 반복이다. 어렸을 때부터 오로지 경쟁만 하고 거기서 낙오되면 패배자로 찍히고 부모들 등쌀에 너무 시달린 탓에 정작 공부를 해야 할 대학생이 되면 공부에 치쳐 버리는 현실. 성공과 경쟁만 추구하는 사회. 이런 사회가 지속되면 한국의 학생들은 우울증, 자살, 정신 질환들이 더 많아 질 것이다.. 성공이란 전혀 어려움이나 실패가 없는 상태라는 것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의 역경과 시련을 극복해낸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카이스트 학생의 자살은 한국 교육의 문제를 알리는 경고의 서막이다. 자살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래도 가족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 격려이며 가족간의 소통이다. 이는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더 이상 어린 학생들을 잃는 불행한 일이 대한민국에서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이글을 씁니다.

박경신(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순천향의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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