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망치한脣亡齒寒

                    김풍배

 

지구 자전축이 기울고

나라가 뒤틀리고

마을과 생명이 사라졌다

 

성난 땅은 아직도 꿈틀대는데

방사선이

죽음의 사자처럼 떠다니며

떼죽음 속에 건져진

남은 자를 떨게 한다

 

설움의 역사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는데

가로막아 가칫거려

쫄딱 망했으면

고소할 줄 알았는데

 

날 세워 할퀴려드는

망나니 큰바람 막아주고

성난 흑 곰처럼 일어서서 덤벼드는

바다를 막아 주는구나!

 

이제와 보니

견원지간犬猿之間이 아닌

순망치한脣亡齒寒이었다

 

희망의 꽃은

절망의 진흙 속에서 핀다

남은 자들이여!

일어나라!

포기는 희망의 가장 큰 적이다

 

미움은 잊었다

우리도 울고

우리도 아파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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