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김풍배

 

창자처럼 세상 일

꼬이고 꼬이는 일 많다해도

생목숨 끊는 일보다 더

꼬이는 일 있으랴?

 

커다란 눈 껌뻑거리다

못내 주르륵 흘리는  체념의 눈물

십자가 지고 쓰러지며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소도 울고

주인도 울고

수의사도 울고

 

워낭 소린 흙으로 돌아가고

텅 빈 울안엔 남긴 情만 가득

쓰다듬은 얼굴들 되살아 어릿거려

들여다보다 발길 돌리며 또 한 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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