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평안 하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진료실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어려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나 예민하고 까다로운 환자나 난폭하거나 무례한 환자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여유 없는 나의 마음 가짐이다. 내 마음에 여유가 없기에 이런 저런 환자의 불평이나 요구를 잘 받아주지 못하고 그것이 나를 힘들게 한다. 내가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환자의 불편함의 호소나 이런 저런 요구 사항 혹은 질문들을 좀더 차분이 좀더 여유 있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타고난 성격도 물론 중요 하겠지만 내 마음의 여유가 진료실에서 매우 중요 하다.

첯째로 금전적인 여유가 중요 하다.
 나 스스로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지만 갚아야 할 빚이 많거나 쪼들리는 상황에서는 여유를 찾기 힘들다. 반대로 빚이 어느 정도 해결되거나 조금씩이라도 저축을 해가는 상황이라면 한결 내 마음에 어떤 조급함이 사라지고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 여유는 고스란이 진료할 때 좀더 넉넉한 마음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무리한 투자나 과한 지출을 자제 한다.

둘째로 육체적인 여유가 중요 하다.
 당연이 전날 푹 쉬고 휴식을 취한 후에 진료 하는 것과 전날 과음하고 잠 못 자고 출근하여 진료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그래서 나는 늘 평일에는 무리한 술자리나 모임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면이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편이다.

세째로 정신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나는 이것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금적적인 안정도 정신적인 여유를 갖는데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가정의 안정이다 . 아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애들과 화목한 것 등등 내 집안이 편안하면 아무래도 정신적인 여유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루 종일 지치고 힘들어도 집에 가면 사랑하는 아내가 반갑게 맞아주고 아이들이 재롱 떨며 나를 반기고 집에서 푹 쉴 수 있다면 다음날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출근하여 기분 좋은 상태로 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이 평안하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매우 큰 축복이다 .만약에 가정이 평안하다면 그 공은 아내에게 돌려야 한다.

박경신 전문위원(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순천향의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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