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공부만 못하는 건 행복한 겁니다


공부도 못하고 말도 안 듣고 개판치고 나쁜 친구하고 어울리고 밤늦게 들어오며 부모에게 대들고 부모 말 하나도 안 듣고 소리나 지르고 악이나 쓰고 돈이나 달라고 해서 맨날 피씨방이 나다니고 그러면 참으로 슬퍼지지요. 외아들이 공부를 안 한다며 40대 엄마가 목 매 자살한 사건이 잇었다. 물론 공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사는게 버거운데 자식까지 말 잘 안 듣고 공부도 안해서 희망이 없다 생각하고 충동적으로 자살 했을 것이다

세상에 내 마음 대로 안 되는 것이 자식 농사다 .자식이란 놈이 부모돈만 기웃거리고 뚜렷한 일이나 직장도 없이 빈둥거리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 놓았어도 슬픈 기분이 들것이다. 부모가 벌어 놓은 돈으로 밥이야 먹겠지만 부모 마음은 서글프기 짝이 없을 것이다. 반면 자식이 잘나가면 부모로서 노후에 얼마나 자신감이 들겠는가? 그래서 자식한테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이겠지요.

자식교육은 어머니의 역할이 크다. 아버지는 그저 가장으로서 가정을 지키는 튼튼한 울타리만 되어주면 되는 것이다. 우리주위에 보면 아버지가 개차반이라 하더라도 어머니가 행상을 하던 무었을 하던 똑 바르게 살면 그 안에서 자란 자식이 잘된 경우가 많다. "아버지는 술 쳐 먹고 개판 쳐서 꼴 보기 싫어도 고생하시는 우리엄마 생각해서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했다" 이렇게 말하는 출세한 사람이 많이 있다.



아이들의 인성은 엄마의 품성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엄마가 부지런하고 너그럽고. 인정이 많으며. 남을 배려하는 품성이면 자식도 그렇게 되는 것이다. 아이의 성정과정에 엄마가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입니다. 아무리 아버지가 개차반이라 해도 엄마의 품성만 똑 바르다면 자식은 바르게 자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아버지는 반듯한데 엄마가 개차반이면 그 아이는 잘못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나이 들어가니 내가 잘되는 것보다 자식이 잘되는 것이 진짜 늙어서 행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돈도 나보다 잘 벌면 좋겠고 사회적으로도 나보다 더 출세했으면 좋겠고 좋은 학교를 가면 좋겠고, 좋은 일도 많이 했으며 좋겠고 등등.. 아들이 아버지의 벽을 넘지 못해 좌절하고 사건을 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버지는 명문대 나왔는데 자식은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고 . 아버지는 사업에 성공했는데 자식은 매일 돈이나 까먹고. 아버지는 출세했는데 자식은 직업도 못 구하고 .그럴 경우 아버지가 아무리 고관대작이고 부자라고 해도 하나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에 아버지는 변변찮고 겨우겨우 풀칠해서 먹고 살지만 자식이 좋은 직장에 다니고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면 그 집안은 행복이 넘칠 것이다.

박경신(정신과 전문의/서산굿모닝의원/순천향의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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