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숙(시인, 서산문학회) 큰 오빠야 고향에 살자집 앞에 실개천 흐르고 용이 아홉 마리가 나와서 구룡리 라 부르는 곳동학 난리 때 싸움에서 이기고 승전고를 울렷다 하여 승전목이라 부르는 곳산 밑 70 여 호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곳봄이면 살구꽃 복사꽃 흐드러지게 피는 고향한가로이 노니는 닭들은 꽃잎을 찍었다 놓았다 온 동네가 떠나가라고 꼬꼬댁 거리고 이 배산 기슭에서 부엉이 울고 밤이면 느티나무에서 소쩍새가 울 때소쩍새 따라 먼 여행을 떠난 보고픈 동생 생각 맑은 냇가에는 미꾸라지 오빠는 어린 손과 신발로 미꾸라지를 잡아삼발이 걸고
김유태(당진경찰서·경감)어제도, 오늘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농번기를 맞아 시골에서는 어르신들께서 오토바이와 사발이․자전거 등을 타고 차로로 나오는 일이 많아지고 늦게까지 일을 하다 땅거미가 질 무렵 인도가 없는 차로를 보행하다 일어나는 사고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행락철을 맞아 주말이면 관광버스 및 행락객들의 승용차가 많아지면서 교통사고의 위험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이로 인해, 경찰에서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하여 교통안전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교통사고다발지역의 시설을 개선
아라메 길 김풍배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길아라메 길 강당 골 들어서면해 따라 웃음 짓는 마애삼존불백제의 미소가 잔잔히 흐르고보원사지 5층 석탑, 당간지주고려의 얼이 아른아른 서려 있다길 아래 흐르는 물은평화를 창화하고길 위에 나는 산새는자유를 노래한다 굽은데 없고 감춘데 없고은은하며 한결 같은 길오는 줄 모르게 오르고먼 줄 모르게 멀리 왔구나!개심사에서 마음 문 열어온 세상을 가슴에 담는다 걸어간 사름들, 다녀간 사람들마음도, 살아감도같아질게다, 닮아질게다추억의 길, 희망의 길아라메 길이여!
먼저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카이스트 서남표총장 교육 방식은 서구적 교육이다. 외국에서는 공부에 뜻이 있는 고등학교학생들도 점수를 쉽게 딸 수 있는 과목만 공부하지는 않는다. 자기가 전공을 할 때 필요한 과목을 수강한다. 학점이 인색하다해도 미래에 필요하다고 생각 들면 이수를 한다. 그런데 한국 학생들은 어떠한가? 캐나다의 예를 들어보면 한국계 학생들은 쉬운 과목을 이수해 좋은 점수를 따서 좋은 대학을 간다. 캐나다 최고명문 토론토 대학 (세계 20위권) 입학한 한인 학생들 60%가 1학년 때 학교를 떠난다. 이 학생 중 상당
순망치한脣亡齒寒 김풍배 지구 자전축이 기울고나라가 뒤틀리고마을과 생명이 사라졌다 성난 땅은 아직도 꿈틀대는데방사선이죽음의 사자처럼 떠다니며떼죽음 속에 건져진남은 자를 떨게 한다 설움의 역사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는데가로막아 가칫거려쫄딱 망했으면고소할 줄 알았는데 날 세워 할퀴려드는망나니 큰바람 막아주고성난 흑 곰처럼 일어서서 덤벼드는바다를 막아 주는구나! 이제와 보니견원지간犬猿之間이 아닌순망치한脣亡齒寒이었다 희망의 꽃은절망의 진흙 속에서 핀다남은 자들이여!일어나라!포기는 희망의 가장 큰 적이다 미움은 잊었다우리도 울고우리도 아파하마
고향 서산으로 내려온 14년의 기간 중에서 근래 2~3년 동안 “디자인”이란 단어를 주위사람들에게 열을 올리며 사용한 횟수가 과거 10여년 동안에 언급한 것보다 몇 배나 더 많을 듯싶다.물론 지난날에 비하여 그만큼 디자인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시대적 반증이기도 하겠으나, 혹자는 입만 벙끗하면 디자인이란 말을 꺼내든다는 힐책이 있기도 하여서 조금은 신중해도 하는 편이지만 누가 먼저 차별화된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여 적용하는지 여하에 따라서 지역 발전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절박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디자인을 여기저기 흘리고(?
일본은 수백 년간 수많은 재난을 겪으면서 재난에 대한 대비 훈련을 어렸을 때부터 수도 없이 해서 몸에 배도록 교육해서 재난 상황에서도 질서와 냉정을 유지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일본 국민들이 재난에 대처 하는 자세는 참으로 훌륭합니다. 아기 분유가 떨어져 사러 나온 젊은 엄마도 불평 한마디 없이 긴 줄을 서서 겨우 분유를 사고 나서는 그제서야 다행이리더군요. 식수배급소에서는 아침부터 기나긴 줄을 서고도 물이 떨어져 배급을 받지 못했는데도 그냥 쓴웃음 지으며 다음 번 차례를 기다린다더군 요. 우리 국민이 그 긴 줄을 섰다가(줄도 잘 안
노송 김풍배 얼거친 바람 한번 훑고 갈 때마다천근무게 눈 한번 쌓일 적마다싸매고 여미고 다지기십 년 또 수십 년 그리고 수백 년 상순 위로 올릴 때마다올린만큼 아래로 뿌리 내리고옆으로 가지 벌릴 때 마다벌린 만큼 사방으로 뿌리 뻗어위아래 좌우로 균형 맞춰 살아 왔다 여기 그냥 서 있었다고 비웃지 마라세월만 축냈다고 허투루 보지마라궂은 비 내리던 바람 부는 날 밤소리쳐 울던 울음소리 들어 본적 있는가? 노송은 그냥 되는 게 아니다 내 몸에 더껑이 진 보굿을 보아라내 가슴속에 새겨진 나이테를 보아라얼마나 많은 세월을 어떻게 견뎌 왔는가
충청남도 도의회 의원 박상무구제역으로 온 나라가 난리다. 대량 살육되는 소 돼지의 마릿수가 날마다 늘어만 간다. 발굽동물인 유제류는 살육되고 그 마을 사람들은 꼼짝달싹 못하고 바깥나들이가 통제된다. 전시와 다를 바 없다.지난 14일에 안동지역에서 구제역 피해가축 합동축혼제'가 열린 것을 제외하면 구제역과 관련된 모든 보도들이 천편일률적이다. 어느 지역으로 방역 망이 뚫렸다느니, 살 처분이 몇 두라느니, 예방백신을 투약하기 시작했다느니 하는 보도뿐이다. 뜻있는 단체나 사람들"꼭 대량 살육을 해야 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정도에 그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에 어떤 사람과 문답이 나온다. 아저씨, 거기서 뭘 해?" 빈 병 한 무더기와 가득 찬 병 한 무더기를 앞에 놓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술고래를 보고 어린 왕자는 물었다. "술 마신다." 술고래는 몹시 침울한 안색으로 대답했다. "술은 왜 마셔?" "잊어 버리려고 마신다." "무얼 잊어 버려?" 어린 왕자는 벌써 그 술꾼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피한 걸 잊어 버리려고 그러지." 술고래는 머리를 숙이며 자백했다. "무엇이 창피해?" 어린 왕자는 그를 구원해 줄 생각이 들어 이렇게 물었다. "술 마시는 게 창
959전(顚)960기(起) 김풍배 인생길은수많은 요철(凹凸)을 오르내리며막이 내릴 때까지걸어가야 하는 길 일시의 성공에교만과 나태를 버리지 않는다면나부끼는 성공의 깃발은 내려지고 일시의 실패에도겸손과 끈기를 버리지 않는다면목표의 푯대엔 성공의 깃발이 걸릴 것이다 일흔 살에 운전 면허증을 손에 쥔959번 넘어지고 960번째 일어난차사순 할머니를 보라 960번 만에 이룬 성공보다959번의 실패가 아름다운 것은결승선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더 아름다운 것과 같기 때문이다 한 번의 성공과 실패로인생은 끝나지 않는다실패가 960번을 넘지 않
힘들거든 생각하라 /김풍배 그대여!남북 이산가족의 상봉 장면을본 적 있는가?애끓는 그리움을짐작이라도 해 본 적 있는가? 그대여!땅속 622미터지하 갱도에 매몰되었다가69일 만에 생환한 칠레 광부들의구출 장면을 보았는가? 그대여!가족끼리 소원하거든이산가족을 생각하라세상 살기 힘들거든매몰 광부의 지하를 생각하라 그대여!뻗으면 손닿을 가족이함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오늘도 무사히 하루의 일을 마치고집으로 돌아 올 수 있다는 게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뉴아메리카재단(NAF)'의 그레고리 로드리게스 수석연구원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기고한 '성공이 한국인을 죽이고 있다?' 라는 글에서 한국 사회에서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의 원인을 성공만을 추구하는 사회로 진단하였다 . 자살의 원인은 죽은 사람 만이 알뿐이지만 우리나라 자살 유형을 살펴보면 사업의 실패나 실직, 부도 등으로 인하여 실패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 학생의 자살은 자식을 가진 모든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더구나 카이스트 같은 훌륭한 대학교에 진학한 학생이 제대로 꿈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사라진다는 것은
2011년 신묘년 희망찬 새해를 기원 합니다.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뀐다고 기적이 생겨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새해가 되었다는 이유로 희망을 갖고 싶다. 현실이 희망을 갖는다고 변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희망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하다.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정부와 국민, 이념과 생각이 다른 국민 개개인 간의 소통 부재와 불신은 우리 사회를 더욱 상처 내고 단절시키고 있다. 서로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이 쉽지 않고, 사소한 일에도 다툼이 일어난다. 배려, 양보, 타협, 협
구제역 김풍배 창자처럼 세상 일꼬이고 꼬이는 일 많다해도생목숨 끊는 일보다 더꼬이는 일 있으랴? 커다란 눈 껌뻑거리다못내 주르륵 흘리는 체념의 눈물십자가 지고 쓰러지며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소도 울고주인도 울고수의사도 울고 워낭 소린 흙으로 돌아가고텅 빈 울안엔 남긴 情만 가득쓰다듬은 얼굴들 되살아 어릿거려들여다보다 발길 돌리며 또 한 번 운다.
불행한 집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각이다톨스토이의 소설(안나 카레니나)은 이렇게 시작 한다. 행복한 집은 사는 모습이 저마다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집은 불행한 이유가 제 각각이다. 행복한 집은 행복한 이유가 별로 특별하지 않다. 가족들이 저마다 자기 할 일을 열심이 하고 사랑과 우애가 넘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한 집은 불행한 이유가 셀 수 없이 많다. 돈이 없어서, 애정이 없어서, 건강이 좋지 않아서, 배우지 못해서 등등 심지어는 남들이 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집이라도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불행한 이유가 저절로 넘쳐 나는
바람소리 / 김풍배 문 흔드는 소리에새우잠 자다 놀라 깨어 보니지나가는 바람소리였습니다동짓달 밤이 길은 게 아니라그리움이 길었습니다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건오직 꿈 속 뿐꿈속도 사람 사는 세상인데깨고 나면 왜 이리 허전할까요? 심란한 마음 달래려밖으로 나오니노오란 달만 높이 떠있습니다달이 아니라동그란 당신의 얼굴이었습니다 돌아서면 금방 잊을함께 했던 일상들이이제는 하나 같이그리움이 되었습니다 꽃을 보아도맛있는 걸 먹어도반쪽은 텅 비어있어당신 몫은 그리움으로 채웁니다 이제는놀라지도 않을 바람소리잊자 해서잊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가정이 평안 하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진료실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어려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나 예민하고 까다로운 환자나 난폭하거나 무례한 환자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여유 없는 나의 마음 가짐이다. 내 마음에 여유가 없기에 이런 저런 환자의 불평이나 요구를 잘 받아주지 못하고 그것이 나를 힘들게 한다. 내가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환자의 불편함의 호소나 이런 저런 요구 사항 혹은 질문들을 좀더 차분이 좀더 여유 있게 대할 수 있을 것이다. 타고난 성격도 물론 중요 하겠지만 내 마음의 여유가 진료실에서 매우 중요 하다.
가을을 타는 사람 김풍배 가을이 되면시름시름 앓아야하는 병 한 없이 올라간 파란 하늘옥양목 같은, 티 하나 없어마음이 서글퍼지는 병 추억의 조각들처럼놀이터 옆집 벽에 붙어있는 담쟁이 잎소슬한 바람 훑고 가면물결처럼 그리움이 일렁거리는 병 여름 다 간줄 모르고밤 이슥하도록 울어대는늙은 매미의 넋두리 소리에가슴 쓸어내리며 울적해 지는 병 명함을 태운다멀어진 인연들 나뭇잎인양 떨어낸다허튼 맹세 같은 이름은 연기로 피었다가불꽃 속으로 사라진다 명함도 없는데도렷하게 새겨진 이름하나 지울 수 없다 가을을 타는 사람깊고 머언 가을 속으로휘적휘적
자식이 공부만 못하는 건 행복한 겁니다공부도 못하고 말도 안 듣고 개판치고 나쁜 친구하고 어울리고 밤늦게 들어오며 부모에게 대들고 부모 말 하나도 안 듣고 소리나 지르고 악이나 쓰고 돈이나 달라고 해서 맨날 피씨방이 나다니고 그러면 참으로 슬퍼지지요. 외아들이 공부를 안 한다며 40대 엄마가 목 매 자살한 사건이 잇었다. 물론 공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사는게 버거운데 자식까지 말 잘 안 듣고 공부도 안해서 희망이 없다 생각하고 충동적으로 자살 했을 것이다 세상에 내 마음 대로 안 되는 것이 자식 농사다 .자식이란 놈이 부모돈만